레위기 13장과 14장 그리고 신약성서에서 언급되는 나병은 한센 병이라기보다는 악성 피부질환으로 보는 게 맞다. 모든 신체증상이 그렇지만 특히 피부병은 정신병이라는 말이 있듯 psycho-soma (정신-신체 연동적) 적인 성격이 강하다.
한번 언급했듯이 동방교회는 교회와 수도원을 병원으로, 성직자 수도자를 의사로 본다. 그러므로 동방교회의 맥락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는 인류가 처한 상황이 된다. 인류는 강도를 만나 초죽음이 된 여행자고, 강도는 사탄이며 착한 사마리아인은 구세주 곧 예수님이다. 여관주인은 성직자, 수도자 정도 되겠다.
“마음이 고향에 있지 않다면 타향살이 하며 방황하고 있는 것” 이라 했던 러시아의 은수자 테오판은 기도를 “깨어있는 마음과 맑은 정신으로 하느님 앞에 서는 것” 이라 했다. 깨어있는 마음과 아침의 맑은 정신은 말과 생각의 소음이 점차 멀어져 생각이 정서로 바뀔 때 찾아온다. 솔이와 말이 필요 없이 교감하듯, 존재의 근원과 정서적인 교류가 가능해질 때 영원한 생명도 교류하며 온전한 수용과 화해, 치유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댁은 타향살이 몇 해던가?” 여기서 고향이라 하면 자비로운 아버지의 비유 혹은 탕자의 비유에서 아버지가 계신 곳이다. 존재의 근원에 있지 않다면 타향살이! 박태원 가브리엘 C.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