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는 말씀은 일견 세상의 상식인 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세상에 공짜는 없다!) 와 배치되는 듯하다.
하지만 삶의 질곡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벗어나 본 사람들은 자기 홀로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이 해 주셨다” 든 가 “하느님이 독수리 날개에 태워 데려 내왔다” 고 말한다. 자신의 전부를 걸고 혼신의 힘을 다 쏟아 부은 자만이 거저 받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역설이지만 사실이다.
오늘 복음의 본문은 교부들이 왜 교회와 수도원을 병원으로, 성직자 수도자를 의사로 여겼는지 이해하게 한다. 돌팔이 의사가 선무당 짓을 못하게, 교부들은 성직자, 수도자의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였다. 파라오의 치하에서 탈출하여 자유를 얻은 체험이 있는 사람(병을 치유 받은 체험이 있는 사람) 이어야 하며, 최소한 파라오의 치하에서 탈출하고자 투쟁중인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