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

by Paul posted May 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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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반 때 2주간 서강대 매스컴 센터에서 합숙하며 고강도의 매스컴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7~8명이 한 팀으로 짜여 이론을 배우고 실제로 5분, 10분짜리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일이었다.  동창들이 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아우성치는 바람에(?) 졸지에 PD(Producer) 가 되어 대본과 콘티를 짜고 엔지니어와 세대의 무비 카메라 기사, 자료 비디오 담당을 지휘하여 제작을 총괄하는 책임을 맡아, 삼복더위에 고생 좀 했다.  그 덕분에 지금도 TV를 보면 화면 앞에 있을  세대의 무비 카메라가 보인다.  또한 사물이 원근과 앵글에 따른 관점의 이동에 따라 얼마나 다른 메시지를 전하게 되는지도…….

요즈음 우리나라는 좌우의 대립과 갈등이 심한데, 이탈리아어를 배우던 시절 왼쪽 sinistra, 오른쪽 destra 이란 단어를 기억하기 쉽게 두 팔을 느슨하게 팔짱끼듯이 하고 마구 돌리다가, 어디가 왼쪽이게 하는 난센스 퀴즈가 있었다.  좌, 우를 떠나 좀 멀리서보면 좌파든 우파든 한 몸의 지체 아니던가?

요한복음 13장에서 최후의 만찬 후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며 시작한 예수의 긴 가르침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이듯, 이 사람들도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라는 17장 대사제의 기도로 끝난다. 오늘의 복음인 15장은 이런 맥락 가운데 있다.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말처럼, 모두가 하나임을 여실히 보고 생생히 느끼는 정도에 따라,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도 지켜지겠다.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은, 모두가 하나임을 볼 수 있는 눈을 요구하고, 그런 시야는 끊임없이 기도하는 사람만이 확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은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말씀이기도 하겠다.


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