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대로

by 후박나무 posted Nov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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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 11. 20

 

예년만 못하다는 말을 듣던 산색(山色) 도 점차 갈색으로 변해간다.가뭄때문이었는지 나뭇잎이 제 색깔을 내기도 전에 말라붙거나 12월이 내일 모레인데 아직도 푸르죽죽하기도 하다.

 

두메꽃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햇님만 내 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서 숨어서 피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두메산골에 핀 꽃만이 두메꽃이 아니지! 도시 한 가운데 아파트 공사장 쓰레기 더미의 척박한 땅에서 피어나는 꽃도 다 두메 꽃이지!

 

올해는 단풍이 곱네 못하네 하지만, 나무들 한 그루 한 그루는 남 흉내 내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아마 제할 바를 다 했을 것. 1 미르를 맡은 종도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가 가진 것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바를 했다면 두메꽃이 되었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