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1.06.21 10:58

성체와 성혈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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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컴퓨터를 부팅하고 자판을 만져본다. 불순한 일기로 비가 잦고 더웠다 추웠다 날씨가 롤러코스터 같이 변한다. 마치 호주의 멜버른에선 하루에 4계를 다 맛본다 했는데 여기도 따라가나 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심각하다 못해 이제는 돌이길 수 있는 반환점을 너머선지 오래다.

 

내가 로마에서 논문을 쓸 때도 이미 너무 늦어 벼렸다는 생각들이 팽배했는데. 하지만 인간의 삶이란 너무도 가변적이고 돌발변수가 많아 논리로 귀결되지만은 않는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좋은 출발점이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성체와 성혈축일을 지내며 성체와 성혈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보다. 복음서의 효시일 뿐 아니라 먼저 편집된 수난사화를 수록한 복음서는 마르코 복음이다. 마르코 복음에서도 예수는 많은 비유를 들어 가르치는데 이때 곁들여 들어오는 것이 메시아의 비밀이다. 처음 이를 점하는 독자들은 비밀답지 않은 비밀에 속으로는 가볍게 비웃으면서도 겉으로는 무언가 큰 게 있는 척 한다.

 

마르코 복음의 전반부와 후반부에서 가장 의미 있는 중요한 비유는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와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다.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깊이 고찰해보면 씨는 말씀인데 말씀은 그 로고스가 의미하는 바로 육화되어 나중에는 씨와 씨뿌리는 사람은 하나가 된다. 씨뿌리는 사람이 씨앗자체가 되고 여물어 곡물이 되어 빵이 되고 제자들에게 주어진다.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포도나무와 포도나무를 가져다 심고 돌보는 이는 하나다. 그리고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와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는 최후의 만찬석상에서 하나로 연결된다. 메시아는 메시지 자체이며, 그 메시지는 사람이 먹고 마셔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한다고. 제자가 되느냐의 여부는 그가 씨와 말씀, 말씀과 씨뿌리는 사람의 동일성을 깨닫느냐에 달리게 된다. 이런 관계를 깨닫지 못한 많은 제자들은 예수를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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