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2.10.10 09:28

재해석- re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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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9

 

어째 새벽공기가 어제보다 따뜻하고 습하더니 기어코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비는 가을비답게 추적추적 내려 아버님을 장지에 모시던 날과 베드로 할아버지의 새 봉분에 우산을 씌우느라 당신은 비를 맞고 서 계시던 마리아 할머니를 연상케 했다. 곁들여 심심찮게 지인들의 노환과 부고소식도 듣게 되는 요즈음이다. 왜 아니겠는가? 결실의 계절이니 정산하고 겨울로 넘어가야지!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본 사람이라면 고통이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오죽하면 석가모니는 "인생은 고해"라 했겠는가? “ 살아있는 모든 것은 살기를 원할 뿐 아니라 잘 살기를 바란다. 즉 모두 행복하려고 사는데 고통의 바다를 헤엄쳐 가는 것이 인생이라니!

 

이에 대해 법륜스님은 "인생은 고해"란 인간의 삶이 고(苦, 괴로움)와 락(樂, 즐거움)의 반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괴로움과 즐거움이 끝없이 반복되는 것, 그 자체가 고해라는 것이다. 인간의 고통을 직시하고 이해코자 하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태도는 법륜처럼 범주화한 철학이나 형이상학적 문제로 치환하지 않고 그 신비에 온 몸으로 부딪힌다. 여기 인간의 아이러니한 고통에 대한 적나라한 보고가 있다.

 

이사야 53장

1 그러니 우리에게 들려주신 이 소식을 누가 곧이들으랴? 야훼께서 팔을 휘둘러 이루신 일을 누가 깨달으랴?

 

2 그는 메마른 땅에 뿌리를 박고 가까스로 돋아난 햇순이라고나 할까? 늠름한 풍채도, 멋진 모습도 그에게는 없었다. 눈길을 끌 만한 볼품도 없었다.

 

3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퇴박을 맞았다. 그는 고통을 겪고 병고를 아는 사람,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고 피해 갈 만큼 멸시만 당하였으므로 우리도 덩달아 그를 업신여겼다.

 

4 그런데 실상 그는 우리가 앓을 병을 앓아주었으며, 우리가 받을 고통을 겪어주었구나. 우리는 그가 천벌을 받은 줄로만 알았고 하느님께 매를 맞아 학대받는 줄로만 여겼다.

 

5 그를 찌른 것은 우리의 반역죄요, 그를 으스러뜨린 것은 우리의 악행이었다. 그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주었고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의 병을 고쳐주었구나.

 

6 우리 모두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며 제멋대로들 놀아났지만, 야훼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구나.

 

7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고 참았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가만히 서서 털을 깎이는 어미 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8 그가 억울한 재판을 받고 처형당하는데 그 신세를 걱정해 주는 자가 어디 있었느냐? 그렇다, 그는 인간 사회에서 끊기었다. 우리의 반역죄를 쓰고 사형을 당하였다.

 

9 폭행을 저지른 일도 없었고 입에 거짓을 담은 적도 없었지만 그는 죄인들과 함께 처형당하고, 불의한 자들과 함께 묻혔다.

 

10 야훼께서 그를 때리고 찌르신 것은 뜻이 있어 하신 일이었다. 그 뜻을 따라 그는 자기의 생명을 속죄의 제물로 내놓았다. 그리하여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오래 살리라. 그의 손에서 야훼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11 그 극심하던 고통이 말끔히 가시고 떠오르는 빛을 보리라. 나의 종은 많은 사람의 죄악을 스스로 짊어짐으로써 그들이 떳떳한 시민으로 살게 될 줄을 알고 마음 흐뭇해 하리라.

 

12 나는 그로 하여금 민중을 자기 백성으로 삼고 대중을 전리품처럼 차지하게 하리라. 이는 그가 자기 목숨을 내던져 죽었기 때문이다. 반역자의 하나처럼 그 속에 끼여 많은 사람의 죄를 짊어지고 그 반역자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기 때문이다.

 

이 문헌은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인간고통의 신비적 차원을 보여준다. 시리아의 장군 나아만은 한 나라의 대들보로서 지위나 권력이 대단했지만, 그도 하혈 병을 앓는 한낱 보잘 것 없는 여인과 마찬가지로 병으로 고통스러워하며 벗어나고자 한다. 나아만 에게 필요했던 것은 엘리사의 말을 듣고 그대로 행하는 것이었다. 여인이 그러했던 것처럼. 여인은 어떻게 행동했던가?

 

그 여인은 믿었고 믿음을 행동으로 옮겼으며, 몸의 치유후 전체의 과정을 다른 시각으로, 말하자면 부활의 관점에서, 재해석(Re-present) 한다. 그러므로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온전히 치유된 것이다. 이것이 맹인 9은 육체의 치유로 그치게 되는 이유이다.

 

루카복음 8:4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마태오 복음 9:22 예수님께서 돌아서시어 그 여자를 보시며 이르셨다.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바로 그때에 그 부인은 구원을 받았다.

 

마르코 5:3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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