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이 넘게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엷은 안개처럼 덮고 우리네 삶의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막연한 불안(不安)과 공포(恐怖)가 만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새로운 바이러스를 대하는 인류의 태도는 이전의 메르스나 사스 더 올라가서 스페인 독감 등을 다룰 때와 조금도 다름없이 여전히 인간중심적이다.
감염(感染)이 심각한 이탈리아의 상황을 TV로 보는 중에 베네치아의 달라진 자연환경의 모습은 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 Gaia- 라는 학설을 상기시켜 주었다. 감염 예방차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히 실행한 결과 거의 모든 관광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베네치아에 돌고래와 물고기 떼가 돌아온 것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중국의 우한과 허베이 성 그리고 베이징등 주요도시를 봉쇄한 결과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을 만끽하지 않았던가?
잠시 인간중심적인 관점을 벗어나 지구라는 한 생명체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지구생태계에 침입하여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주범(主犯)이다. 이제껏 해 왔던대로 인류가 살아간다면 인간은 물론 지구자체도 파괴될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은 지구라는 생명체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들의 생활양식을 바꾸지 않는 한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이 깃들어 사는 지구까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바이러스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지구를 궁극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존재인 인류라는 병균에 대한 백신일 수 있다.
이렇게 역지사지(易地思之) 할 수 있다면, 이번의 코로나 바이러스건 은 인류가 자신의 생활양식(生活樣式)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