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2.01.30 19:51

설!

조회 수 21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https://youtu.be/UOwNBP_B1xo

 

어린왕자가 살던 행성은 아주 작았으므로 마음이 견딜 수 없이 슬픈 날은 마흔네 번씩이나 의자를 뒤로 물려가며 해지는 것을 보면서 쓸쓸함을 견디어 낼 수 있었을 거야. 어렸을 때라고 하기보다는 젊었을 때 가끔씩 아무런 이유 없이 해질 녘이 되면 마음이 허허러워 지면서 마치 하늘과 땅사이에 홀로 선 듯한 적막감에 빠져들곤 했지. 그런 기분은 연말이나 졸업식, 사은회, 임종, 호스피스와 연분이 있지!

 

온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적막감이 망상을 동반한 우울증으로 발전하지 않고 좌망으로 진도가 나간 것은 행운이기도, 은총이기도 할 거야. 은총은 자연의 완성이니! 러시안 수도원에서 어머니의 장례를 치룬 어린 지바고는 그 수도원의 수도사였던 외삼촌과 함께 그 밤을 지낸다. 한 밤중 바람소리에 잠을 깬 지바고는 갑자기 자신의 처지를 깨닫는다. 외로이 추운 눈보라 속에 홀로 누운 자신의 어머니와 이제 그런 세상에서 홀로 살아가야 할 자기의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음에 울음을 터뜨린다.

 

35년 전 전남 두륜산 대흥사에 딸린 말사였던 상원임에서 선 수련을 할 때도 일몰이면 그런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곤 했다. 마음이 안정되고 정화되어가면서 일몰 때의 기운은 마치 Domenico Scarlatti 의 기타 소나타 같은 느낌으로 점차 질척이는 것으로부터 산뜻한 부드러움으로 바뀌어 갔다.

 

음력설이 며칠 안 남았다. 예전과는 사뭇 다르게 명절 때면 수도원도 더 적막하게 된다. 음력으로 년말이라고 방송국에선 Auld lang Syne을 들려준다.

 

https://www.youtube.com/watch?v=OFDUKrDI5yc.

 

 

 

  1. No Image 30Jan
    by 후박나무
    2022/01/30 by 후박나무
    Views 216 

    설!

  2. 들숨과 날숨사이!

  3. No Image 18Jan
    by 후박나무
    2022/01/18 by 후박나무
    Views 227 

    고향

  4. No Image 13Jan
    by 후박나무
    2022/01/13 by 후박나무
    Views 265 

    설악의 추억

  5. 우울증 치료제 태양!

  6. No Image 01Jan
    by 후박나무
    2022/01/01 by 후박나무
    Views 246 

    임인년 1월 1일

  7. No Image 23Dec
    by 후박나무
    2021/12/23 by 후박나무
    Views 443 

    황혼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세개의 십자가!

  8. No Image 18Dec
    by 후박나무
    2021/12/18 by 후박나무
    Views 267 

    함박눈

  9. No Image 17Dec
    by 후박나무
    2021/12/17 by 후박나무
    Views 303 

    찾기

  10. No Image 06Dec
    by 후박나무
    2021/12/06 by 후박나무
    Views 297 

    가난과 병고의 체험!

  11. No Image 03Dec
    by 후박나무
    2021/12/03 by 후박나무
    Views 216 

    여명(黎明)

  12. No Image 03Dec
    by 후박나무
    2021/12/03 by 후박나무
    Views 210 

    대림절

  13. No Image 25Nov
    by 후박나무
    2021/11/25 by 후박나무
    Views 238 

    거울

  14. No Image 23Nov
    by 후박나무
    2021/11/23 by 후박나무
    Views 213 

    그리스도왕 축일

  15. No Image 20Nov
    by 후박나무
    2021/11/20 by 후박나무
    Views 232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

  16. No Image 18Nov
    by 후박나무
    2021/11/18 by 후박나무
    Views 207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17. No Image 09Nov
    by 후박나무
    2021/11/09 by 후박나무
    Views 307 

    눈은 몸의 등불

  18. No Image 07Nov
    by 후박나무
    2021/11/07 by 후박나무
    Views 240 

    하느님의 손에서 직접 받기!

  19. No Image 27Oct
    by 후박나무
    2021/10/27 by 후박나무
    Views 303 

    황혼단풍

  20. No Image 25Oct
    by 후박나무
    2021/10/25 by 후박나무
    Views 340 

    Immanuel(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 Nex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