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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2 09:20

사진말-봄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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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길1.jpg

 

발자국3.jpg

 

"와아, 눈이다!"

"뭐?"

"왠 누운."

 

눈이다.

때 되어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는 나를 위한 눈인가.

엄동설한의 복장을 하고 집을 나선다.

정릉인가 북악하늘길인가 망설이다, 정릉으로 간다. 

봄여름가을, 애기들과 어르신들의 놀이터이고 만남의 장소다. 

스산한 바람이 부는 겨울에는 고즈녁하디.

때아닌 봄눈이 오는데 사람이 보일 리 없다. 

눈에 익은 경치인데 전혀 다르게 보인다. 

 

나무등걸에 눈이 쌓이고 계단 발판에 눈이 쌓여  

눈에 띄지 않았던 곳들이 두드러져 보인다. 

아무도 걷지 않은 하얀 눈길을 걷는다. 

기분이 좋아 어깨를 으쓱이지만

발자국이 흐트러지지 않게 걸으려고 한다.  

뒤 따라오는 사람이 없는데도 바르게 걸어야 할 것만 같다. 

눈길을 흔들리지 않고 걸었던 사람이 있을까.

비틀거리고 넘어져보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하물며, 진흙탕 길뿐인 세상을 살면서.

언제 눈이 내렸나 싶을 정도로,

눈이 녹아버린 길을 되돌아 온다.  

걸어야 할 길이 앞에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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