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9.19 09:04

연중 제24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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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초대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많은 어려움과 불편함이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손님을 초대할 때는 그 나름대로의 초대한 이유가 있을 것이며, 초대한 손님에 대한 예의와 환대의 마음과 함께 정성이 담긴 음식을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초대받은 손님도 그 곳에 머물면서 기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지 준비한 음식이 풍성하고 화려하지 않더라도 초대한 분의 마음이 담긴 정갈한 음식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오늘 복음(Lk7,36~50)의 무대는 바로 바리사이 시몬의 집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엔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 시몬의 초대 이유가 드러나 있지 않았으며, 초대한 사람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관습(=예의)도 행하지 않았습니다. 즉, 주인은 손님을 마중하여 어깨에 손을 얹고 평화를 기원하는 입맞춤을 하고, 길을 걸어오면서 먼지로 더러워진 발에 물을 부어 씻겨주어야 하며, 약간의 향료를 분향 하든가 향유 한 방울을 손님의 머리 위에 부어 발라주어야 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시몬이 예수님을 손님으로 초대한 의도란, 단지 그는 예수님을 자신의 집에 초대함으로써 타인들에게 자신을 과시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초대하지 않았는데도 돌연히 나타난 <죄인인 여자, 행실이 나쁜 죄 많은 여자>가 시몬의 집에 들어와서 시몬이 미쳐 행하지 않은 역할을 대신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것을 본 시몬은 당황스럽고 황당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불편한 심기가 표출 되었던 것이지요. 사실 우리가 이미 간파한 것처럼 바리사이 시몬은 예수님을 초대해 놓고도 그런 예의를 갖추지 않은 것은, 겉으론 예수님께 대한 호의를 가진 듯 보였지만, 내심으로 멸시하는 태도를 가졌었던 것임이 드러난 것입니다. 그의 숨은 의도가 드러난 것은 많은 사람들, 남정네들만이 모인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와 사람들 가운데 계신 예수님께 향유를 부어 발라드린 죄 많은 여인의 등장과 그녀의 행위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아무런 부끄러움 내지 수치스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아니 다른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오직 <예수님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습니다.>(7,38)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고 그 자리에 있는 어느 누구도 하려고 하지 않은 행동을 그녀는 애정과 감사와 존경의 표시로 그런 행동을 한 것입니다.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그녀가 이전에 예수님에게서 어떤 은혜를 입었고, 어떤 치유를 받았는지, 또 어떤 죄를 용서 받았는지를, 아니면 그녀가 이런 행위를 통해서 어떤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예수님의 발을 눈물로 닦아드리고 향유를 부었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그 여자는 참으로 대단히 위험스럽고 파격적인 행동을 감행한 것입니다. 참으로 이 여인의 돌발적인 행동을 보면서 가장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던 사람은 아마도 집 주인인 시몬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분명 집 주인인 시몬의 마음은 결코 편할 리가 없었을 것이며 불편한 심사로 좌불안석이었을 것입니다. 복음은 그 때 시몬의 상태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하고 속으로 말하였다.>(7,39) 얼마나 미묘한 표현입니까? 시몬의 내심을 꿰뚫어 보듯이 그가 스스로에게 향한 심정을 넋두리의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오늘 복음의 죄 많은 여인이 눈물로 통회하고 오직 주님의 자비로운 처분에 모든 것을 맡기며 다만 낮아지고 비워버린 마음만을 보시고 주님께서는 모든 죄를 용서하십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돌아온 아들만이 아니라 투정하는 큰 아들을 용서하시고 마음을 달래주신 것처럼, 시몬의 불편한 마음을 꿰뚫어 보신 예수님께서는 직접적으로 시몬을 꾸짖거나 야단을 치시기보다 에둘러서 채무자와 채권자의 비유(7,41~42)를 들려주시고 세세하게 그와 그녀의 자신에 대한 상반된 행위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이는 주인에 대한 예우요 배려인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몬은 여전히 예수님과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습니다. 그는 항상 그 자신 스스로 하느님과 사람 앞에서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가 필요하지 않은 선한 사람이다.’라고 자부해 왔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입으로는 <더 많이 탕감받은 사람>이라고 대답하였지만, 마음은 전혀 예수님의 자비와 용서가 아쉽지 않았습니다.

 

그에 반해 그 여인이 예수님께 한 행위는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사랑의 행위였습니다. 사랑은 사랑을 알아보고,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고 저는 믿기에, 그 여자의 사랑어린 행위를 예수님도 아무 망설임 없이 기꺼이 사랑으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그 응답으로 예수님은 그녀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7,48) 사실 이 지상에서 인간의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은 분명 하느님께 속함을 바리사이들도 알기에, 그 여자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저 사람이 누구이기에 죄까지 용서해 주는가?>(7,49)라고 의문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들도 내심으로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의 의미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여자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7,50) 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말씀으로 <누구든지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하며, 많게 용서 받은 사람은 큰 사랑을 합니다.>(7,47참조)는 예수님의 말씀이 입증되었으며, 우리 역시 그 여인처럼 주님으로부터 많은 죄를 용서받았으니 큰 사랑의 행위를 통해서 하느님으로부터 죄를 용서 받았음에 감사하며 살아갑시다.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하며, 많게 용서 받은 사람은 큰 사랑을 합니다.>(7,47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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