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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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28,10)
                   
부활의 움직임은 슬픔에서 기쁨으로, 낙담에서 희망으로, 불안에서 평화로 되돌아감이며 또한 예루살렘에서 갈릴래아로 되돌아가는 움직임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에는 부활을 체험한 사도 베드로의 담백하면서도 확신에 찬 신앙고백과 증언이 쏟아집니다. 이 설교는 체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증언이었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물론 설교하는 베드로 사도나 듣는 청중들 역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성령이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계획과 예지에 따라 여러분에게 넘겨지신 그분을, 여러분은 무법자들의 손을 빌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음의 고통에서 풀어 다시 살리셨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분의 증인입니다.” (2,23~24.32)  

매년 부활은 생명의 기쁨으로 찾아오고 어김없이 찬란한 봄과 함께 옵니다. 새삼 부활과 봄이, 봄이 부활과 언제나 함께 온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신비롭고 은혜롭게 다가옵니다. 죽어야 다시 살아난다, 는 진리를 부활도 봄도 함께 알려줍니다. 계절은 이미 우리에게 파스카 신비를 늘 말해왔지만 이를 깨닫지 못한 것은 아마도 우리 모두 영적이고 신비적인 죽음을 온전히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이 우리 또한 변화하는 계절처럼 온전히 죽어야 제대로 되살아나는 이 단순하면서 심오한 진리를 새삼 절절히 느낍니다. 부활은 봄과 함께 생명처럼 아름다운 꽃으로 찾아왔습니다. 꽃망울은 부활의 기쁜 소식을 상징하는 표지이며, 이를 통해 우리 역시도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부활의 증인입니다.” (2,32참조)

때론 목련화나 벚꽃처럼 한순간에 꽃망울을 터트리기도 하지만 많은 꽃은 서서히 피었다가 오래도록 그 아름다운 생명의 충만함을 지속합니다. 이처럼 부활의 확신은 한 순간에 터득하고 깨달을 수 있는 신비가 아니라 서서히 피어나고 깨달아 갑니다. 주간 첫날 아침 예수님의 빈 무덤을 목격한 여자들의 내적 상태는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였다.” (28,8) 는 표현에 잘 드러납니다. 이 두려움은 예수님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무덤에 달려갔다가 거기서 빈 무덤을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중 천사의 말을 듣고 느끼는 두려움(=敬畏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두려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가운데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하러 달려가는 그녀들의 내면은 한 마디로 긴가민가, 아리송한 상태였던 것입니다. 그런 그들의 상태를 알아차리신 예수님께서 먼저 다가와 평안하냐, 고 물으신 것은 그녀들 자신들이 본 것들로 인해 당황스러운 마음 곧 두려워하는 마음을 안심시키려는 주님의 세심한 배려이자 위로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그녀들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헤아리셔서 먼저 ‘평안하냐?’고 그녀들에게 인사하신 다음 “두려워하지 마라.”(28,10) 하고 이르신 것입니다. 이는 걱정하지 말라, 나는 이제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 는 위로와 약속이 담긴 언질이라고 느껴집니다. 이는 단지 그들에게 향한 위로의 말씀만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여자들을 차분하게 하신 이후 예수님은 바로 그들에게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28,10)하고 말씀하십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두렵지 않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늘 함께한다는 것을 믿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그녀들은 예수님의 말씀처럼 전달 소임 곧 부활의 증인으로 그녀들을 파견한 것입니다. 하지만 화려하게 핀 꽃들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처럼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은 돈으로 경비병들을 매수하여 ‘거짓 정보’, ‘가짜 뉴스’를 퍼트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무모한 짓을 범합니다. 
                           “주님 저희 또한 부활의 여인들에게 맡긴 부활의 기쁜 소식의 전달자로 소임을 다 할 수 있도록 힘과 평화를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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