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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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6, 9)

기도가 필요하지 않으신 예수님께서는 몸소 기도하시고 당신의 기도에 참여하도록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님의 기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도 말은 바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이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성子女性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예수님의 영과 마음으로 아버지께 기도해야 하며, 그 기도는 빈말이나 많은 말이 아닌 바로 주님의 기도면 충분합니다. 

교회는 공적으로 하루에 3번, 아침과 저녁 성무일도 그리고 미사 중에 주님의 기도를 바칩니다. 주님의 기도는 모든 기도의 원천이며, 이 기도문은 바로 그리스도인의 실존이며 신앙의 핵심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기도만 제대로 바치고, 이 기도문의 깊은 뜻을 헤아려 실천한다면 우리는 분명 예수님의 영과 얼, 마음과 행동을 닮게 되고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러기에 기도를 가르쳐 달라는 제자들의 요청에 응답하면서 당신의 기도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고, 이 기도를 바치면서 우리 또한 당신처럼 우리를 아버지와 친밀한 관계 그리고 아버지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참된 아버지의 자녀가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우리가 이 주님의 기도의 심오하고 오묘한 뜻을 깨닫는 만큼 이 기도의 신비에 깊이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될 것입니다. 단지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문이기에 소중한 것만이 아니라 바로 주님의 기도의 내용 때문입니다. 사실 기도의 내용을 보면 당신 자신보다도 어떤 의미에서는 바로 우리에게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 가를 본으로 보여 주신 듯싶습니다. 우리의 기도와 참으로 많이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평소 자신이 하던 기도 내용과 비교해서 유심히 살펴보시면 알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기 전에 예수님께서는 먼저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6,~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먼저 주님은 우리가 기도할 때 다른 민족 사람들, 이방인들, 위선자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라, 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자기의 뜻을 하느님께 주입하려고 하지,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우리는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6,9~10)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자주 사람들이 사용하는 ‘영혼 없는 말처럼’, 내용 없는 빈말만 되풀이하는 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또한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6,8) 고 강조하셨습니다. 굳이 우리가 이것저것 청하지 않아도 아버지께서는 이미 다 알고 계시고 손수 준비하시고 마련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앵무새처럼 단지 기도 말의 의미와 뜻을 헤아리지 않으면서 빈말만을 습관적으로만 반복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주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속내의 드러남입니다. 주님은 분명 이를 가르쳐 주셨는데도 우리가 믿지 않고 걱정하기에 다시금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마라.” (마태6,31~33) 고 확약해 주십니다. 그러기에 신앙생활은 주님의 기도를 충실히 깨닫고 사는 데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그리스도인인 우리 신앙생활의 기본이며 바탕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전반부의 3가지 기원, 즉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나라 그리고 아버지의 뜻과 후반부의 4가지 청원, 즉 양식, 용서, 유혹 그리고 악에 관한 청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전반부와 후반부의 상호 대칭 관계를 통해 그 뜻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와 「악에서 구하소서.」 아버지의 이름을 부를 때 우리는 악에서 구함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악에서 구원되는 것이 곧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빛나게 하는 것이며, 하느님의 거룩하심은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됨으로써 빛나게 됩니다. 하느님은 영광은 살아 있는 사람 곧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와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세상적인 것으로부터 유혹받기 마련입니다. 그때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가 필요한 때입니다. 내 삶의 관심과 중심을 아버지의 나라, 하느님 나라의 가치에 둘 수 있을 때 우리는 세상의 모든 근심과 걱정에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와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용서하십니다. 그 용서를 바탕으로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녀들이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형제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버지 하느님의 뜻이며, 이를 살아갈 때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아버지의 통치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아버지의 자녀답게 용서하고 세상에서 하느님 뜻을 살아갈 때, 천상적 삶과 지상적 삶이 하나로 묶여지며 이를 위해 하느님께서는 육신적인 양식과 영적 음식을 베풀어 주십니다. 무엇을 먹을까 걱정하지 말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들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알고 계시며 베풀어 주신다. 그렇게 이루어졌음을 우리는 믿고 「아멘」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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