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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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16,16)
                         
사도좌(使徒座, Sedes Apostolica)는 사도들이 창건한 교회의 주교좌를 일컫지만, 통상 이탈리아 로마의 주교인 사도 성 베드로와 사도 성 베드로의 후계자(=교황)가 계승하고 있는 자리를 말하며, 사도좌는 모든 교회를 대표하는 자리이고, 사도좌는 곧 교황의 권위와 권한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교회는 베드로 사도좌 축일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매일 미사엔, 오늘 축일의 기원을 이렇게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드로 사도를 선택하시어 당신의 지상 대리자로 삼으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말입니다. 본디 고대 로마에서 2월 22일은 가족 가운데 먼저 죽은 이를 기억하는 날이었고, 그리스도인들 또한 죽은 이를 기억하는 관습에 따라 4세기 무렵부터 이날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의 무덤을 참배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6월 29일이 베드로와 바오로 두 사도를 함께 기념하는 새로운 축일로 정해지면서, 2월 22일은 베드로 사도를 교회의 최고 목자로 공경하는 축일로 남아 지금껏 이날을 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의 기원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축일의 의미는 바로 복음에서 사도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16,16) 라는 베드로의 고백을 듣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합니다.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16,17) 여기서 살과 피가 아니라는 언급은 베드로의 인간적 지식과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내 베드로에게 그 깨달음은 바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라고 일깨워 주십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은 베드로만이 아니라 우리 또한 아빠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이끌어 주시고,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려 주시지 않으면, 어떤 누구도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기에 베드로 사도와 함께 우리 또한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게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우리의 행복입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지만, 아빠 하느님은 우리 가까이 계시면서 당신의 구원 섭리와 은총을 베풀어 주시고 계십니다. 

사실 그렇게 고백한 베드로 사도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이를 의식한 예수님은 고백을 들은 다음 이내 베드로의 믿음 위에, 즉,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 16,18.19) 결국 교회는 베드로에게 아버지 하느님께서 주입한 계시와 그 계시를 고백한 베드로의 믿음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베드로의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16,16)라는 고백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과 예수님의 아버지 성부에 대한 고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성부 하느님께 대한 고백이요, 성자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이며, 성부 하느님과 성자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대한 고백입니다. 그러기에 본디 베드로 이전에 그의 원래 이름은 시몬 바르요나로 요한의 아들 시몬이었지만, 이 고백 이후 그에게 새로운 이름을 주셨는데 그게 바로 베드로(게파, 반석)입니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구나. 앞으로 너는 게파라고 불릴 것이다. ‘게파’는 ‘베드로’라고 번역되는 말이다.” (요1,42) 결국 그의 새로운 이름처럼, 너는 베드로이다, 라고 명명하고 호명함으로써 그를 교회의 반석으로 삼겠다, 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로써 베드로 사도라는 한 개인의 인격을 반석으로 삼아서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의 믿음의 표지인 신앙고백을 기초로 삼아서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곧 교회는 바로 하느님 아드님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에 근거하여 그 기반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이를 확증하는 표지가 바로 베드로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시면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16,19) 예전에 여성이 시집가서 시어머니로부터 곳간 열쇠를 넘겨받는다는 것은 그 집안 살림살이에 대한 권한을 넘겨받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열쇠는 권한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매고 푸는 특별한 권한을 베드로에게 부여하셨습니다. 곧 매고 푸는 권한을 하늘에서 보증하고 인정해 준 계기이자 바탕이 바로 베드로의 신앙고백 순간이며 자리였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교회는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을 지내는 것은, 베드로 사도를 선택하시어 주님의 지상 대리자로 삼으신 것을 기념할 뿐만 아니라 그에게 맡겨준 매고 푸는 권한을 주셨음을 깨닫고 하늘나라가 이미 이 땅에서부터 시작하기에, 이 땅에서부터 맺는 것을 풀고 하늘을 열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하늘을 열고 푸는 일은 다름 아닌 형제를 용서하는 일이기에 오늘 우리가 우선해서 해야 하는 일은 죽은 분들이든 살아 있는 사람이든 모든 이들을 용서하는 일입니다. 

“네가 돌아오거든 네 형제들의 힘을 북돋아 주어라.”(루22,32)라는 예수님의 당부를 잊지 않고 깨어 살았던 베드로는 그러기에 오늘 독서에서 참된 목자의 모범을 보여 주시고 후임들에게 자부적인 사랑으로 권고합니다. 다시금 낭독하렵니다. 여러분보다 제가 듣고 마음에 새기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 가운데에 있는 하느님의 양 떼를 잘 치십시오. 그들을 돌보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십시오.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에게 맡겨진 이들을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1베5,2~3)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화답송 후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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