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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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가 너희와 함께!” (24,36)

언젠가 영원한 딴따라가 되고 싶은 박진영은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에게, “가수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아니고 노래를 들려주는 사람이다.”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는 저는 부끄러웠습니다. 설교자 역시 동일한 마음과 태도로 사람들에게 설교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체험한 사람의 말이 비록 어설플지 몰라도 체험한 사람의 말에는 힘이 있고 진정성이 솟아 나오기에 사람들은 귀를 기울여 듣게 되고 감명을 받습니다. 어쩌면 부활을 선포했던 사도들의 말씀도, 단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체험한 바를 들려주었기에 듣는 청중들이 감명받고, 사람들이 하느님께 회개하였다고 봅니다. 설교자에게 있어서 체험보다 더 좋은 설교는 없습니다. 

자기 인식을 깨트린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의 시작은 제자들이 엠마오로 가던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24,35) 동료들과 함께 나누고 있을 때입니다. 사실 동료들의 말을 전해 듣고도 다른 제자들은 쉽게 생각을 바꾸기가 어려웠고,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그럴 때 그들 가운데서 예수님께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 (24,36) 하며, 부활한 당신을 제자들에게 나타내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먼저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인사하신 것은, 사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보고도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 (24,37) 는 표현에 암시하고 있듯이, 그런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렸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예수님께서는 이런 제자들을 부족한 믿음을 탓하기보다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이느냐?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24,38) 하고 말씀하시면서 제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부활하신 당신을 체험하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어쩌면 이런 일련의 과정은 보지 않고도 믿을 우리를 위한 체험학습이자 영적 교육의 기회로 삼으셨는지 모릅니다.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우리에게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 이전의 예수님의 몸과 부활하신 예수님의 몸이 정녕 같은 몸인가?’라는 의문이 일어나겠지요. 사도 바오로는 자신의 체험과 영적 깨달음을 통해서 “썩어 없어질 것으로 묻히지만 썩지 않는 것으로 되살아납니다. 물질적인 것으로 묻히지만 영적인 몸으로 되살아납니다.”(코15,42.44)라고 명백히 우리의 의문을 불식시켜 줍니다. 부활하신 몸은 분명 어제와 같지만, 어제와 전혀 다른 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손과 발을 보여 주셨으며” (24,40) 이를 보다 더 명백하게 하시려고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 (24,41) 하고 물으신 다음, 제자들이 건네준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받아 그들 앞에서 잡수셨습니다.” (24, 42.43) 이렇게 하신 다음, 예수님은 당신 자신에 관한 성경 말씀을 들려주심을 통해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던” (24,45)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이야기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 몸의 현현顯現과 성경의 확증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의 방점은 바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24,47.48) 하고 선포하신 말씀에 있습니다. 결국 사도들이 선포할 내용이란 다름이 아니라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이며, 이는 예수님 복음의 요약과도 같은 주제입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아버지는 사람을 살리시는 분으로, 하느님은 사람의 생명을 아끼고 보살피며 충만하길 바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기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체험한 베드로는 이 일에 가장 적합한 인물입니다. 사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한 이후 베드로 사도는 놀라운 변화와 함께 전인격적으로 성숙해졌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 체험은 베드로 사도의 존재와 활동의 원동력이 되었으며, 선포 내용의 진정성의 보증이었습니다. 베드로 사도 자신이 예수님을 3번이나 배신했다가 다시 용서받고, 자기중심적인 고기 잡는 어부에서 사람을 낚는 하느님의 어부로 다시 호출받고 용서받은 사람입니다. 사도행전은 이런 예수님의 사명을 받들어 선포하는 베드로 사도를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고, 우리는 그 증인입니다.” (3,15) 그렇습니다. 부활을 체험한 사람의 존재와 활동은 바로 참된 증거이며 증언입니다. 이런 점에서 베드로 사도는 참된 부활의 선포자입니다. “주님, 저희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크시옵니까!” (화답송 후렴/시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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