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4.02 07:17

사순 제4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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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요한복음이 낭독되고 있는데 이 변화를 느끼셨나요.

사노라면 언젠가 밝은 날이 오리라는 희망과 꿈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육신의 불구보다 더 비참한 처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희망하는 존재이고 그 희망은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시작하고 사랑으로 완결되리라 봅니다. 저는 1986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유럽 성지 순례 중 루르드를 찾았고, 그 곳에서 저는 <무죄함으로 초대받는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네 명의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제 몸이 기적수에 담겨지는 순간 느꼈던 그 전율과 함께 찾아온 <모든 것이 깨끗하게 되었다.>는 은총의 체험은 그 때만이 아니라 지금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오늘 에제키엘 예언서의 핵심인 <성전 오른쪽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닿는 것마다 모두 구원을 받았다.>는 선포는 파스카 성야 세례 갱신노래를 통해 다시 울려 퍼질 것입니다.

 

오늘 절망의 상태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일어난 벳자타(=은혜의 집이란 뜻) 못가의 38년 동안 누워 살아온 병자에게 주님께서 먼저 다가가십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그에게 다가가신 까닭은 그가 무엇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 곳에서 무기력하게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살아 온 그가 하느님의 자비를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자비와 호의는 전적으로 그에게 주어진 뜻밖의 선물인 은총이며 구원이었습니다. 이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는 죄인이며 병자인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다가오심>이자 <무죄함>에로 초대받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 병자는 너무 오랜 세월동안 앓아 누워있었기에 그 상태 곧 익숙함의 편안함에 젖어 있었고 어떤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는 안주함의 무력감으로 찌든 희망을 놓아버린 죽음과도 같은 삶이었다고 봅니다.

체념과 포기! 그런 그를 보시고 예수님은 먼저 <건강해지고 싶으냐?>(Jn5,5)라고 묻는데 그의 대답은 핑계와 변명으로 일관합니다. 허나 그의 부정적인 반응을 괘념하지 않고 오히려 예수님께서 먼저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5,8)고 말씀하십니다. 이로써 그는 38년 동안 앓아누웠던 상태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걸어갑니다.

그런데 왜 예수님은 그에게 너무도 지긋지긋한 들것을 버려두고 가라고하지 않고 들것을 들고 가라고 하셨을까요? 주님의 의도는 그를 다시 만났을 때,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5,14)는 말씀에 내포되어 있듯이 들 것을 들고 다님을 통해 자신이 새롭게 받은 건강한 상태를 기억하고 감사하면서, 깨어 살아가는 경계심의 표지로 삼기를 그리고 또한 그 들것을 통해 걷지 못한 이들의 도와 줄 도구로 삼기를 바라셨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자칫 건강해 졌다는 이유로 자만하지 않고 조심해서 살아가기를 바라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역시도 세례를 통해 거듭남의 은혜와 고백성사를 통해 죄 사함 받음에 감사하면서 우리 각자의 들것 곧 경계심의 표지인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릅시다.

<하느님, 제 몸과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소서.>(시5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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