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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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1,49)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떠오르는 단어는 동행이란 단어와 그 의미입니다. 우리는 모두 낯선 길을 떠나기 전, 문득 나와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처럼 우리 삶에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성수’의 「동행」 노랫말처럼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라고 생각날 때, 함께 따뜻한 동행할 사람이 있다면 아무리 힘들고 험한 길이라도 힘이 들지 않을 것입니다. 함께 따뜻한 동행할 사람이 있다면 분명 기쁨은 배가 될 것이고 힘듦이나 외로움은 반감될 것이니 동행하는 동안 힘이 들지 않을 것입니다. 어느 분의 표현처럼 나란히 걷는 것이 동행이 아니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의 손을 잡아 이끌어 주는 게 동행이며, 함께 동행하는 사람은 나의 친근한 동반자입니다. 그러기에 함께 길가는 동반자는 나의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사이니 서로 믿고 의지하며 동행합니다. 그 동행의 끝이 어디일지라도 이것이 아름다운 동행의 길이니 결코 힘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와 함께 동행할 동반자가 되어 주기에 온전한 마음으로 나 또한 그의 길동무가 될 것입니다. 

필립보와 나타나엘(=바르톨로메오)은 참된 우정의 관계에 있었으며, 그러기에 오늘 독서처럼 필립보는 친구인 나타나엘을 “사랑했기 때문에 죽음에서 생명으로” (1요3,13) 인도하고자 하였으며, 낯설지만 새로운 길을 그와 함께 동행하길 간절히 원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이미 새로운 길을 걷기 이전부터, 살아오면서 무엇이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것이며 참된 삶인가를 추구하고 있었기에, 나를 따라라, 는 예수님의 초대를 받자마자 필립보는 즉각 따랐을 뿐만 아니라, 친구인 나타나엘에게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고대하던 그분을 만났는데 그분이 바로 나자렛 출신 예수라는 분이시오.”(1,45)라고 권유하며 함께 가하자고, 필립보는 그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그에게 가서 보자고 말하면서, 그를 초대합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자신이 찾은 소중한 것을 함께 공유하고 함께 향유하려는 마음입니다. 이렇게 사랑하는 관계에서는, 한 사람의 체험이 단지 그 사람만의 체험으로 끝나지 않고, 그 만난 체험은 다른 사람의 체험으로 확장되고 전염되기 마련입니다. 이 만난 체험과 체험 나눔으로 말미암아 사랑은 사랑으로 충만해지고, 생명은 생명으로 풍요로워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의 격려와 초대로 고대하던 그분 예수님을 만난 나타나엘은 그 자신의 심성처럼 단순하고 진솔한 사람답게 한순간 참 진리를 만남으로 쉽게 자기의 것을 내려놓습니다. 직설적인 사람은 휘어지기보다 꺾어지기 쉽습니다. 직설적인 사람은 망설이지 않고 즉각적입니다. 이렇게 거짓이 없고 순수한 나타나엘은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1,48) 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자 이내 자기 생각을 즉각 내려놓습니다. 아버지와 그물을 버려두고 떠났던 다른 사도들과 달리, 나타나엘은 자기의 생각을 내려놓고, 비웠기에 다른 제자들보다 앞서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1,49)고 즉각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한순간에 회심, 변화하게 하였으며, 신앙적인 존재로 변화하게 하였을까요?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 라는 것은 단지 장소가 아니라 그의 과거와 현재의 모든 것을 주님께서 눈여겨 보아왔고,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보다 더 자신을 온전히 알고 있다고 확신했기에 그런 고백을 할 수 있었으며 기꺼이 친구 필립보와 함께 예수님을 따랐다고 봅니다. 마치 베드로가 물고기를 밤새도록 잡지 못하다 주님의 한 말씀으로 엄청난 고기를 잡고 난 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루5,8)고 고백한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내가 어디에 살고 무엇을 하는 존재인지, 무엇을 갈망하고 무엇을 꿈꾸는지 간에 내가 내 자신을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나를 깊이 아시고 나의 목마름을 알고 계시며 나를 사랑으로 바라보고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결국 친구 필립보의 권유로, 친구 필립보와 함께 예수님과 동행하게 된 나타나엘은 훗날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1,50)라는 예수님의 예언처럼 예수님의 사도가 되어 아빠 하느님께서 스승이며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통해 이루신 구원의 놀라운 섭리를 보았습니다. “거룩한 날이 우리에게 밝았네. 오늘 큰 빛이 땅 위에 내린다.” (복음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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