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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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맞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대축일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반성하게 합니다. 세상에서 만난 인연이 악연이 아니라 아름다운 인연이 되기 위해 서로 다른 인격이 서로의 다름 속에서 서로 보완하고 보충해 주는 관계와 상생의 관계로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주시기를 청합니다.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는 분명 가톨릭교회의 가장 중심적인 분들이며 교회의 기초를 닦으신 분들입니다. 그런데 두 분은 참으로 다른 분들입니다. 소위 출신 성분이나 자란 환경이나 학식 그리고 성격마저도 판이하게 다르신 분들입니다. 이처럼 전혀 다른 두 사람을 주님께서는 놀랍게 조화시키시며 당신의 교회를 세우시는데 주춧돌과 대들보로 활용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미사감사송은 이 분들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저희가 복된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대축일을 지내며 기뻐하게 하셨으니, 베드로는 신앙 고백의 모범이 되고, 바오로는 신앙의 내용을 밝히 깨우쳐 주었으며, 베드로는 이스라엘의 남은 후손들로 첫 교회를 세우고, 바오로는 이민족들의 스승이 되었나이다. 두 사도는 이렇듯 서로 다른 방법으로 모든 민족들을 그리스도의 한 가족으로 모아, 함께 그리스도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같은 승리의 월계관으로 결합되었나이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는 이토록 다른 분들이시지만, 이 사도들이 지닌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저는 이 사도들이 지닌 공통점 안에서 우리가 이 분들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첫째는 두 분 다 처음부터 완전하고 완벽한 예수의 제자가 아니라 끊임없이 회심을 통해 예수의 사도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베드로는 스승이신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배반하였던 상처를 지니고 살아갔던 분이잖아요. 비록 예수님으로부터 부활 후 용서를 받으셨지만 그 자신 스스로는 평생 그 어둔 기억을 떨쳐 버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바오로도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했고 더구나 스테파노를 죽이는 일에 찬동했던 아픈 기억은 지을 수 없는 상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점은 베드로나 바오로에게도 그 아픈 기억이 주님께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디딤돌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더욱 두 사람의 회심은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그들의 생애를 통해 지속적인 은총의 사건이었다는 점을 우리 역시 기억해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처음부터 완전한 제자란 있을 수 없고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를 체험해 가면서 점차적으로 예수의 사람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가 고백하잖아요. <주님께서는 내 곁에 계시면서 나를 굳세게 해 주셨습니다.>(2디4,17) 주님께서 저희와 함께 계시고, 함께 계신 주님 안에 우리가 꿋꿋이 머물러 있다면.....

 

두 번째로 두 분 모두  <믿음의 사람이고 믿음으로 순교하신> 분들입니다. 오늘 미사의 입당송에서 이렇게 이 두 분의 믿음을 노래합니다. <이 사도들은 세상에 사는 동안 자신의 피로 교회를 세웠으며, 주님의 잔을 마시고 하느님의 벗이 되었네!> 이처럼 이 사도들은 주님을 만나 주님을 따르면서 주님을 위해 한 생을 기꺼이 바치신 믿음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숱한 시련과 환난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지키고 순교의 영예를 받은 분들입니다. 베드로는 감히 예수님과 같은 모습으로 죽을 수는 없다고 하여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었고, 바오로는 세 번이나 목이 튀는 참수형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두 분은 믿음의 사람들이었고 믿음으로 주님께 대한 사랑을 순교로 증거하신 분들이십니다.

 

베드로 사도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시련의 불길이 여러분 가운데에 일어나더라도 이상한 일이나 생긴 것처럼 놀라지 마십시오. 오히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니 기뻐하십시오.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여러분은 행복합니다. 그분의 영광이 나타날 때에도 여러분은 기뻐하며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1베4,12~13) 사도 바오로는 자신의 일생을 요약하듯 이렇게 토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해 마련되어 있습니다.> (2디4,6~8)

 

누가 참으로 진실하고 참된 신앙인입니까? 자신의 생을 통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자비와 사랑을 헛되이 하지 않고 하느님의 사람으로 끊임없이 회심하고 변화되어, 믿음의 사람으로 자신이 전해 받은 신앙의 지혜를 말로 선포하고, 행동으로 증거 하면서도 그로인한 시련이나 환난을 사랑으로 기꺼이 하느님께 거룩한 산 제물로 바쳐드리려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요? 마치 사도 바오로의 고백처럼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훌륭히 싸우고, 달릴 길을 끝까지 달리면서도 믿음을 지키는 사람이 진정 참된 믿음의 사람이라고 봅니다. 이처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들처럼 흔들림 없는 믿음을 지닌 사람을 우리 시대도 하느님과 하느님의 교회는 필요합니다. 아멘.

 

* 오늘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맞아 축일을 맞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함께 기도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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