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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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1,46~47)

우리 모두의 참된 신앙의 표본은 어머니 마리아이십니다. 성모님은 우리의 참된 신앙의 길잡이시며, 참된 영적 거울과도 같으신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 곧 마리아의 노래는 어제 예수님의 탄생 예고와 엘리사벳을 방문하심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한 묶음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어머니 마리아와 더불어 성녀 엘리사벳 역시도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기 이전까지 인간적인 관점에서 보면 ‘無와 같은 존재: 없는 것과 같은 존재, nothing’이었지만, 하느님의 아주 놀라운 은총에 힘입어 하느님의 아주 ‘특별한 존재, something’로 탈바꿈하셨던 것이며, 이런 자신의 새롭고도 놀라운 은총으로 어머니 마리아께서는 엘리사벳을 방문하시고,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새로운 신원을 확인하고 활동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두 분은 하느님의 선택을 받으신 것뿐만 아니라 하느님께서 자신들 안에 이루신 놀라운 일을 신앙의 수동적인 자세와 수용의 태도로 기꺼이 응답하신 분들이셨습니다. 

그러기에 이런 마리아의 방문을 받으신 성녀 엘리사벳은 마리아에게 2가지 축복을 확인해 드립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1,42~43) 이 인사의 내용은 바로 여성이 여성으로써 여성성의 완성, 절정은 ‘자녀 잉태와 출산 곧 母性性’에 있으며, 이런 여성들 가운데서 당신은 바로 모든 생명의 원천이며 사랑의 시작인 하느님의 아드님을 잉태하셨으니 참으로 복되신 분이심을 세상의 모든 여성을 대표해서, 아니 온 교회를 대신해서 성녀 엘리사벳은 하느님의 어머니께 축하와 축복의 인사를 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누구도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고, 여인들 가운데 어떤 누구도 받지 못하고, 누려보지 못한 하느님의 선택과 총애를 받으시고 그 놀라운 섭리 곧 구원의 신비를 신앙으로,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라고 믿으신 분’이 되심을 축복하셨던 것입니다. 사실 이후의 복음에도 어머니 마리아께서 신앙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신 이 위대한 신앙의 표본임을 예수님은 역설적 표현으로 강조하셨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입니다.” (루18,19) 참된 하느님의 사람은 하느님께서 하신 일을 믿고 그것만을 믿고 사는 사람입니다. 세상적인 기쁨, 한 사람의 어머니가 되심만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인 하느님의 예언자로 사는 것이 더 큰 기쁨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질서란 바로 미래를 볼 수 없지만 믿음의 빛 속에서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고 살아가는 새로운 존재의 태도이며 이것이 바로 예언자적인 존재의 태도입니다. 볼 수 없는 미래, 알 수 없는 미래를 신앙으로 희망하며 받아들이십니다. 이는 곧 미천한 자신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위대한 일을 하시고 계시며 이를 찬미하고 감탄하고 그것의 성취를 위해 자신의 존재와 삶을 온전히 내 던지는 새로운 삶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어머니 마리아의 방문은 바로 천사의 예고의 뜻을 확연히 드러내고 새로운 신원을 자각하고 투신하려는 어머니 마리아에게는 아주 필요한 만남이며 쉼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은 엘리사벳의 칭송을 받은 마리아가 그에 대한 답가로 노래하는 ‘하느님 찬미가 Magnificat, 즉 성모의 노래’입니다. 마니피캇이란 ‘위대하다, 장엄하다, 참으로 놀랍다.’라는 뜻이며, 성모의 노래는 곧 ‘주님께서 이루신 위대한 일들에 관한 노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의 사견이긴 하지만 성모의 노래는 구조상 복음의 초입에 기록되어 있지만, 이 노래는 어머니 마리아 삶의, 생애의 결론이자 회고라고 느껴집니다. 부활하신 이후 어머니 마리아는 초대교회 공동체 중심에서 계셨으며, 성령의 기억과 더불어 어머니 마리아의 기억을 통해서 성경의 테두리가 완성되었지 않았을까 상상합니다. 그러기에 마니피캇은 사도들과 교회를 향한 어머니의 격려이며 증언의 요약이 아니었을까 상상해 봅니다. 이렇게 성모의 노래는 삶이 불확실하고 불투명할 때 더욱 힘차게 깨어 의식하면서, 희망의 기다림이 필요하고 그런 신앙의 태도로 하느님의 새로운 질서를 믿고 감탄하며 투신하도록 이끌어 주는 노래라고 봅니다. 

성모의 노래는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시어’ 자신의 온 생애 동안 ‘전능하신 분께서 자신에게 큰일을 하셨음’을 되돌아보시면서 받은 모든 은혜를 기억하고, 베풀어 주신 은총에 대한 감사의 화답입니다. 아울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때, 우리는 매 순간 하느님의 자비와 크시고 놀라우신 은총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면서 비록 삶이 어렵고 힘들 때라도 주어진 하느님의 미래를 바라보면서 지금 신앙으로 희망하며 기다리며 살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확신한 데 하느님의 ‘그날’은 올 것이며, 그날이 오면 모든 것은 하느님의 새로운 질서로 바뀔 것입니다.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분명 그날에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시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 시겠지만,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시고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실 것임을 믿고 희망으로 기다리며 살아갑시다. 이것이 바로 성모님의 삶의 체험이며 신앙고백이었듯이 교회 역시도 세상을 향해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매일 노래하기를 원하시고 바라시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매일 교회의 기도인 성무일도를 통해서 세상의 모든 그리스도인은 매일 저녁에 이 찬미가를 노래하면서 세상을 향해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Magnificat’을 단지 입으로만 노래할 것이 아니고 자기 삶의 체험에서부터 솟아 나오는 마음의 노래 곧 세상을 향한 희망을 노래했으면 싶습니다. Magnificat은 우리 각자의 온 존재와 삶으로 부르는 노래여야 합니다. 대자대비하신 하느님의 손길을 체험한 어머니 마리아의 심정을 함께 느끼면서 이젠 우리 모두 또 다른 이 시대의 마리아가 되어 희망을 잃어버린 이 세상을 향해 뜨겁게 하느님께서 이미 시작하신 놀라운 일을 노래해야 할 차례입니다. 세상은 온 존재와 삶의 통해 체험한 우리의 Magnificat을 듣길 원합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이 세상을 향해 희망의 메시지를 노래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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