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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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서와 복음을 보면, 다양한 삶 곧, 각기 다른 삶을 살았던 이들에 대한 표현들이 나옵니다. 제1독서 잠언에서는 훌륭한 아내(잠31,10), 화답송에서는 주님을 경외하는 모든 사람으로, 제2독서 테살로니카 1서에서는 빛의 자녀이며 낮의 자녀로, 그리고 복음에서는 착하고 성실한 종;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 앞으로 큰일을 맡을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곧 오늘을 살고 있는 하느님 백성 모두가 살아가야 할 모습이라고 봅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하늘나라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는 것’ (25,14)과 같으며, 주인이 여행을 떠나있는 시간적 공백은 개인적으로 각자의 생애 기간이며, 이 기간은 우리 각자에게 온전히 맡겨진 시간이기에 각 사람은 자기 삶에 주인으로 각자가 받은 만큼의 탈렌트를 활용하여 주인의 신뢰에 부응하는 삶을 성실히 살아야 합니다. 각기 다른 탈렌트와 시간 안에서 모든 종에게 주인이 바라고 원하는 것은 주인이 믿고 맡긴 만큼 그에 따른 성실성이라고 보며, 이것이 곧 주인과 종 사이의 ‘셈, 결산, 책임’이라고 봅니다. (25,19) 그리고 그 셈의 중요한 기준은 바로 ‘각자의 능력에 따라 맡겨진 탈렌트를 어떻게 활용했느냐.’로 평가됨을 알게 됩니다. 결국 우리 각자의 마지막 순간, 죽음의 때가 되면, 우리는 셈을 할 때, 주인으로부터 칭찬받은 종들은 바로 이런 주인의 의도를 깨닫고 살았던 종들임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25,21.23)는 칭찬의 말씀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이런 축복받은 삶을 이룰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익히 잘 아시는 작가 ‘코엘료’의 유명한 「연금술사」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연금술사’의 주인공 산티아고는 지극히 평범한 청년이지만 다른 젊은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오직 꿈을 좇아 살아가는 젊은이입니다. 그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집트로 먼 길을 떠나고, 그 여정 중에 많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며, 여러 가지 남다른 체험과 고생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죽음의 목전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일찍이 늙은 왕이 해준 말들을 가슴에 간직하고,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합니다.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 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이지. 세상 만물은 모두 한가지라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 준다네.』마침내 산티아고는 연금술사를 만나게 되고, 만물과 대화하는 ‘하나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어 그 스스로 영혼의 연금술사가 되지요. 그러자 그다음에는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서, 큰 보물도 찾게 되고 아름다운 여인 파티마도 얻게 됩니다. 그렇다면 「연금술사」에서 코엘료가 말하는 ‘연금술이란 과연 무엇일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연금술사’에서 연금술을 공부하는 영국인 화학자가 몰랐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던 거지요. 그는 오직 ‘어떻게 하면 납을 금으로 만들 수 있을까?’ 에만 몰두했고, 자신 안에 감추어져 있는 참된 자기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결코 연금술사가 될 수 없었던 겁니다. 

책의 맨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 썼듯이, 코엘료도 자신의 젊은 시절 연금술에 관한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간과했던 것입니다.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늙은 왕이 산티아고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그것을 잘 나타내 보여 줍니다. 『어떤 상인이 행복의 비밀을 알아 오라며 자기 아들을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현자에게 보냈답니다. 그래서 그 젊은이는 40일 동안 사막을 걸어가 산꼭대기에 있는 아름다운 성에 이르렀지요. 그곳에 현자가 사는 집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젊은이의 말을 들은 현자는 우선 자신의 아름다운 집을 모두 구경하고 오라고 했지요. 하지만 집을 구경하는 동안 기름이 담긴 찻숟갈을 가지고 다니는데, 다만 기름을 한 방울도 흘리지 말고 다녀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젊은이는 집안을 모두 둘러보았는데, 오직 찻숟갈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아무것도 보질 못했지요. 그러자 현자는 젊은이에게 다시 가서 집안의 아름다운 것들을 모두 살펴보고 오라고 했습니다. 젊은이는 이번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보았지만, 그 사이에 숟가락의 기름이 흘러 없어져 버렸지요. 현자 중의 현자인 그 사람은 “내가 그대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요.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도 잊지 않는데 있도다.” 라고 했습니다. 』

이것은 코엘료가 연금술이란 행복한 사람이 되는 비결이며, 그것은 ‘현실적으로는 물질적 금을 만드는 일’ 곧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을 경험해 보는 것이며, 동시에 ‘정신적으로는 자기 안에 있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일’ 곧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도 잊지 않는 것에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지요. 코엘료는 우리에게 이렇게 당부합니다. 우리도 역시 연금술사가 되어야만 한다고! 그래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코엘료는 누구든 연금술사가 되려면 ‘자기의 신화를 살라.’ 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자기실현’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그것을 할 수 있느냐에 있는 게 아니겠어요? 왜냐하면 누구나 산티아고처럼 ‘이집트에 가면 보물을 찾을 수 있다.’는 식으로 꿈을 통해 자기의 신화를 알게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우리는 대부분 무엇이 자기의 신화인지 곧 어떻게 하면 자기실현을 이룰 수 있는지를 모릅니다. 이에 대한 해법을 그는 <작가의 말>에 자기의 스승인 ‘람’이 들려준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어느 수도원을 찾았을 때, 사제들은 시를 낭송하기도 하고, 성화를 그려 보이기도 하며 경배를 드렸다지요. 그런데 그중 맨 마지막에,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볼품없는 사람이 있었는데, 곡마단에서 일하던 아버지로부터 배운 공을 가지고 노는 기술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재주였습니다. 그래서 사제들은 그가 경배드리는 것을 막았지만, 그는 진심으로 아기 예수와 성모께 마음을 바치고 싶어 주머니에서 오렌지 몇 개를 꺼내 공중에 던지며 놀기 시작했다지요. 그러자 아기 예수가 환하게 웃으며 손뼉을 쳤고, 성모께서는 오직 그 사람에게만 아기 예수를 안아볼 수 있도록 허락했다는 겁니다. 』

연금술은 바로 오늘 우리가 들은 복음의 핵심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탈렌트의 비유를 통해서 예수님께서 가르치고자 하시는 바는 하늘나라는 선물이요 과제라는 것을, 은총이요, 초대이기에, 곧 현재와 임박할 종말 사이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은 이런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야만 마지막 날에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각자의 능력에 따라 나눠 준 액수가 당대에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액수라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5탈렌트는 30,000데나리온, 2탈렌트는 12,000데나리온 그리고 1탈렌트는 6,000데나리온 정도인데, 당시에 농촌 일꾼의 하루 품삯이 한 데나리온이었으니 그때도 지금도 엄청난 거금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첫째와 둘째 종은 주인이 맡긴 돈을 활용하여 큰돈을 벌어들입니다. 이는 자신들의 능력을 믿고 맡긴 주인에 대한 신의에 대한 응답이며 성실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셋째 종은 주인이 자신에게 맡긴 돈을 다만 안전하게 보관만 합니다. 이는 곧 자신과 자기 능력을 믿고 맡긴 주인에 대한 신의를 저버린 행동이었습니다. 아무튼 때가 되어 돌아온 주인은 종들을 불러 셈을 했고, 그에 따라 주인은 첫째와 둘째 종에게 똑같은 칭찬을 해줍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25, 21. 23) 여기서 주인은 두 종에게 같은 칭찬을 한 까닭은 두 종이 벌어들인 돈의 많고 적음보다 종들의 주인인 자신에게 대한 신의와 성실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기보다 주인에 대한 됨됨이를 판단, 곧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시는 모진 분”(25,24)이시라고 판단하고 맡겨진 돈을 활용하지 못한 셋째 종에게서 빼앗은 돈을 첫째 종에게 주었습니다. 이로써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25,29)라고 말씀하신 이유를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말씀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지칭하는 경제용어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영적인 측면에서 타인과 비교하고 남을 시기하며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마지막 날에 더욱더 초라해진다는 점을, ‘쓸모없는 인간으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질 것’(25,30)이라는 경고를 내포하고 있다고 봅니다. 때는 늦으리~ 아무리 이를 갈지라도. 

“주님, 저희 각자에게 맡겨진 일에, 지금 주어진 삶에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게 하여 주시고, 이 모든 일을 성실히 끝내고서는 자만하고 자랑하기보다, 당신께 영광을 돌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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