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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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6,51)

부활 2주간 금요일부터 미사 복음은 요한복음 6장이 낭독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6장은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의 가르침 곧 성체성사의 심오한 신비를 설명하고 있고 반복 중첩되는 표현이 많아서 무척이나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회에 예수님의 독특한 식사법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예수님의 식사법엔 두 가지 두드러진 점이 있습니다. 첫째 그분은 혼자 드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으며, 둘째 그분은 누구하고라도 특히 소외된 이들과 함께 드시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이 두 가지 활동을 한데 묶어 그것을 예수님을 비판하고 단죄하는 빌미 거리로 쏟아냈습니다.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마태11,19) 와서 먹거나 마시지도 않고 죄인들을 책망했던 세례자 요한과는 달리, 예수님은 언제나 먹고 마셨고 죄인들을 식탁의 벗으로 환영하셨습니다. 혼자 먹는 것이 그렇게도 예수님께는 불편하셨나 봅니다. 

예수님은 종종 홀로 기도하시고 혼자 활동하시기도 하셨지만 혼자 드시는 것은 좋아하지 않으셨기에 낯선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였고, 누가 초대하든 거절하지 않으셨습니다. 곧 예수님에게서 식탁은 아빠 하느님과의 사랑의 관계로 사람들을 초대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곧 아빠 하느님의 혼인 잔치 (루14,15~24) 비유를 통해서, 하느님께서 얼마나 사람들과의 친교와 사랑에 굶주리고 계심을 드러내 보이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가장 중요한 ‘일’을 ‘양식’(요4,38)으로 집약하셨던 것입니다. 영적 양식은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뜻을 실행할 때만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과 함께 식사할 때면 메뉴에는 언제나 빵이 있었으며 그 빵은 바로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 자신입니다. 예수님은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생명의 빵이십니다.” (6,51.48)와 “생명의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으며, 영원히 살 것입니다.” (6,50.51) 라는 말씀은 훗날 최후 만찬에서 완성하셨으며, 부활 이후 당신의 발현을 믿지 못하는 제자들이 빵을 땔 때 비로소 예수님을 알아본 것은 바로 예수님이 생명의 빵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부활은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이며 참여입니다. 당신 부활로 이미 시작된 영원한 생명을 이 땅에서부터 누리며 살아가도록 주님께서는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6,47)하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부활 이후 예수님께서 나는 생명의 빵이다, 라고 말씀하신 뜻을 우리는 알아듣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당신의 살”(6,51)이며, 당신의 몸과 생명을 가리키신 것입니다. 이는 바로 성체성사에서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예수님께서 강생하신 까닭은 바로 인류를 구원하시고, 구원된 인류를 영원한 생명이신 아버지께로 이끌기 위해 생명의 빵인 당신의 몸을 교회에 남겨 주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아버지께서는 모든 사람이 당신 아들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보이지 않는 당신 은총의 손길로 우리를 예수님께 이끌어 주시며 당신 눈길로 우리를 보살펴 주십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 한순간이라도 우리에게서 눈길을 돌리시고 손길을 멈추신다면 아무도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6,44)하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늘 독서 사도행전엔, 하느님 아버지의 손길인 필리포스는 성령의 이끄심에 의해 에티오피아 여왕 칸다케의 내시에게 이끌립니다. 그가 이사야서를 읽고 있는 것을 듣고서, “지금 읽으시는 것을 알아듣습니까?” (8,30)하고 필리포스가 묻자, 그는 “누가 나를 이끌어 주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까?”(8,31)하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필리포스는 그에게 “입을 열어 이 성경 말씀(이사야서)에서 시작하여 예수님에 관한 복음을 그에게 전하였습니다.” (8,35) 그러자 그 내시는 “여기에 물이 있습니다. 내가 세례를 받는 데에 무슨 장애가 있습니까?”(8,37)하고 세례받기를 청하자, 필리포스는 그에게 세례를 베풉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주실 때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자 이내 사라지신 것처럼, 필리포스가 내시에게 세례를 베풀고 물에서 올라오자 홀연히 사라집니다. 이 이야기는 놀라운 하느님 은총의 작용이며 아버지의 이끄심의 섭리입니다. 내시에게 다가가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베푼 다음 아버지의 이끄심에 의해 홀연히 사라져 모든 고을을 두루 다니며 영원한 생명의 복음 그 자체이신 예수님을 전한 필리포스의 발길이 너무 거룩해 보입니다. “온 세상아, 모두 와서 들어라. 그분이 나에게 하신 일을 들려주리라.” (시6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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