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는 세상 끝날 까지 우리와 함께 있을지 몰라도, 우리는 주님과 함께 있지 않다. 주님의 현존으로 나아가는 길이 열린 것이지, 그 길을 가느냐의 여부는 본인에게 달렸다.
자비로운 아버지의 비유를 보라. 막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다 걸어 본향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아버지가 베푸는 잔치에 참여하게 된다. 잔칫집에 초대를 받았지만, 차려진 잔칫상을 먹고 마시며 즐기려면 본인만이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마음의 단식인 심재(心齋)를 통해 좌망(坐忘: 나를 잊음)에 이르고 조철(朝澈)한 정신으로 하느님의 현존에 드는 일이다. 그것이 잔칫집에 걸맞은 예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