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역,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易, 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by 후박나무 posted Apr 29,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몇 해 전 도겐과 칼 구스타프 융 그리고 토마스 머튼 세 사람을 비교 연구한 책을 읽었다. 저자는 세 사람 모두의 공통점을 거의 고아와 같이 부모 특히 어머니의 사랑이 현저히 결핍된 형성기를 지냈다는데서 찾았다. 인격의 형성기에 어머니의 품안에서 충족할 수 없었던 것은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막연한 아쉬움이나 영원한 그리움이라는 빈 무덤이 되기 쉽다.

 

몸을 지닌 인간으로서 결핍의 정도와 성격에 따라 이를 채우려는 노력과 방식도 다양할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임 위해 날 내셨기에 임안에 쉬기까지는 참 안식이 없나이다. 하셨듯 자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영원의 세계, 사랑의 바다에 잠기려는 노력을 경주하는 이들도 있을 테고. 다른 방식으로 채우려는 사람도 물론 不知其數임은 不問可知이다.

 

포도나무와 가지는 뿌리로 빨아들인 물을 각 지체에 공급하는 물관과 잎에서 광합성한 영양분을 나르는 체관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하나가 된다. 주역의 해설서인 <계사전>에 “역,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易, 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사물의 이치가 궁극에 달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지속한다고 했는데, 이 문장이야말로 요즈음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