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플라이 낚시

by 후박나무 posted May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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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어린이 날’ 이다. 흐르는 것이 어디 강물뿐이랴…….다행히 세월도 흘러 쉽게 찌르고 베던 날은 무던해졌을 뿐 아니라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 과연 人生萬事 塞翁之馬다.

 

세상에 있으면서 그 세상에 속하지 않을 수 있으려면 딴 세상을 볼 수 있어야하고 또 자주 방문하고 머물러야 할 것이다. 딴 세상이라해서 이 세상과는 전혀 다른 별세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허겁지겁 스치며 지나가는 세상이라면, 다른 세상은 이 세상의 속내를 깊이 음미하는 세계라 할까?

 

시카고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Norman Maclean 교수가 은퇴하여 70세에 쓴 소설 "A River Runs through It"를 맺는 문장은he is "haunted by waters," 이다. 노만은 어스름이 깃드는 빅 블랙 풋 강에서 플라이 낚시를 던지며 흐르는 강물 따라 흘러온 삶을 반추한다. 젊은 시절 자신이 사랑했던 이들 그리고 사랑했으나 이해하지 못하던 사람들, 아내 제시도 떠나고 그만이 홀로 남았다. 이렇게 시작하는 말미는 몬태나의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자연과 자신의 삶과 지금은 헤어진 그 모든 이들이 동시에 하나로 흘러가는 신비를, 깨달음을 보여준다. 세상에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않으려면 이런 세상을 체득해야하지 않을까.

 

일기가 고르지 않아서인지 길냥이들이 밥을 잘 안 먹는다. 오늘도 살아있는 모든 중생이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