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1.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과 이명박의 '대통령의 시간'

    20대 전반에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읽었다. 페이지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을 가감 없이 드러내던 그 용기와 진실성에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동시에 나는 아마 나이 들어서도 평생 ‘고백록’ 이라든가 ‘회고록’ 혹은 ‘자서전’ 은 못쓸 거라는 ...
    Date2019.04.17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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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날카로운 화살

    나는 Man of Letters 로서 삶의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충격적인 체험을 하필이면 도서관에서 했다. 어찌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책과 보내는 시간이 제일 많으니 도서관이 그런 체험을 할 확률이 높은 곳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대학 1학년 때...
    Date2019.04.16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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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등잔 밑

    광주에 도착한 토요일에는 수도원에서 자고, 어제 명상의 집으로 내려오다. 만개했던 벚꽃이 지고 있다. 진달래, 개나리 등은 벌써 졌고 영산홍이 몽우리를 터뜨리고 있다. 직시를 많이 한 덕에 라일락과 영산홍이 전처럼 나를 흔들진 못한다.   자격지심(自激...
    Date2019.04.1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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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나귀

    어제 ktx로 광주수도원에 오다. 진이 빠지는 어려운 여행이었다. 비는 오지 않고 꾸물거리던 날씨도 한 몫을 더하다. 송정에서 광주 수도원까지는 승용차를 이용했는데 몸과 마음에 긴장을 배가 시켰다. 승객을 신속하면서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하고 승객의 입...
    Date2019.04.1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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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어제 저녁 올해 들어 처음 중고교 동창들을 만났다. 항상 내가 있던 양양이나 서울에서도 외진 변두리 우이동까지 찾아 왔다가 다시 먼 거리를 돌아가는 게 미안해 이번엔 내가 돈암동까지 나갔다. 담소를 하며 반주를 곁들여 저녁식사를 하다 보니 세 시간이 ...
    Date2019.04.1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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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Sensus plenior

    화사하게 피었던 목련(木蓮) 도 비바람에 색이 바래 아롱아롱 지고 있다. 누구는 “꽃잎 떨어져 바람인가 했더니 세월이더라!” 했었지. 나무에 핀 연꽃도 온 산을 물들인 진달래도 이렇게 봄날이 가고 있음을 알린다. 그나저나 너무도 오랜만에 들어보는 빗소리...
    Date2019.04.09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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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창조되지 않은 빛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동방정교회에서는 일상으로 체험하는 창조된 빛과 창조되지 않은 빛을 엄밀히 구분한다.  후자에 대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더라도 나는 결국 자신의 체험밖에 ...
    Date2019.04.08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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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vorverständnis [전이해(前理解)]

    사지에 힘이 없고 물먹은 솜처럼 몸이 자꾸 땅에 눌어붙는 것 같아 어제는 마사지도 받았다. 요 며칠 몸이 많이 불편하여 오늘 미사주례도 부담이 되었는데, 공진단 덕분에 지친 모습 보이지 않고 잘 마쳤다.   오늘은 새벽 3시에 깨어 더 이상 잠이 안와 노느...
    Date2019.04.07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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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산불

    어제 식목일에 새벽부터 동해안 산불소식으로 마음이 울렁거렸다. 마음이 뒤숭숭하여 알아보니 양양수도원과 솔이네는 안전하단다. 잠시 인연을 맺었던 옥계에서는 80 여 채가 전소되었다 한다. 인간이 무엇인지 자연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자각하는 때다.   ...
    Date2019.04.06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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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낯선 길을 가는 소경

    어제는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도봉 도서관에 들려 책구경을 했는데 “PURPOSE DRIVEN LIFE” (목적이 이끄는 삶) 이란 제목의 책이 눈에 띄었다. 내 삶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나아가고 있다기 보다는 가끔씩 표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
    Date2019.04.0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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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감수성

    솔이 에게 나의 체취가 밴 스웨터랑 츄리닝 바지를 택배로 보냈다. 솔이가 집안에서 잘 때 눕는 잠자리에 내 옷을 펼쳐 놓으니 냉큼 옷 위에 엎드려 코를 박고는 꼼짝도 않더란다. 평소 길 냥이 소리만 나도 흥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던 녀석이, 밥달라...
    Date2019.04.02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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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하느님의 말씀

    돌아보면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이 넘게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히 나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시편이나 말씀을 많이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믿는다. 마음에 와 닿기에 자연히 기억하게 된 시편귀절이나 말씀들은 위기나 결단의 순간에 디...
    Date2019.04.0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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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심재(心齋), 좌망(坐忘), 조철(朝澈)

    처음으로 내 마음 깊숙한 곳까지 뚫고 들어와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성서의 말씀은 마태오 복음 5장의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뵈올 것이다.” 이었다. 그 말씀이 씨가 되어 말씀과 만난 그날부터 크리스천이 되었고 이어 수도생활을 ...
    Date2019.03.3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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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서울-멜버른

    간밤에 뿌린 비로 땅거죽이 살짝 젖었다. 오늘 날씨는 하루에 4계를 보여준다는 호주의 멜버른 못지않았다. 비에 우박에 갑자기 매워진 바람이 부는가 하면 어느새 화창한 봄의 푸른 하늘이 보이고. 거의 2주 만에 마사지를 받았다. 솔이 만나러 가느라 한 주...
    Date2019.03.30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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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피에타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이냐는 한 율법학자의 질문에 예수님은 유대인이라면 누구나 매일 아침, 저녁으로 드리는 ‘셔먀 이스라엘’을 언급하신다. 이 기도문은 신명기와 레위기의 말씀으로 되어있다. 대개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평범...
    Date2019.03.29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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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벙어리 마귀

      21세기에 생뚱맞게 뭔 마귀 이야기인가 하고 한쪽귀로 흘려듣다가도, 잠깐만 진솔하게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면 의외로 벙어리 마귀가 들린 듯 살던 때가 꽤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벙어리 신세는 외국생활을 할 때 이었다. 사도...
    Date2019.03.28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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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하이데거-언어는 존재의 집

    하느님은 당신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신다. 히브리어 동사 <다바르 דָּבַר>에서 명사 <다바르 דָּבַר>가 파생되었는데 동사는 ‘말하다’란 뜻 외에도 ‘선언하다’, ‘대화하다’, ‘명령하다’, ‘약속하다’, ‘경고하다’, ‘위협하다’, ‘노래하다.’ 등등 여러 가지로 ...
    Date2019.03.27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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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

    괴테는 “눈물 섞인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고 했지만 사실 춥고 배고파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뿐 아니라 하느님을 논해서도 안 된다.   삶의 간난신고(艱難辛苦)를 통해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이 되어서야 비로소 인간이 무엇인지, 자...
    Date2019.03.26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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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야뽁 나루

    만성피로증으로 진단을 하고 처방을 주었지만 증상에 차도가 없자 의사는 몇 가지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무슨 주사를 맞고 약이 퍼지기를 기다린 다음 통속에 들어가 10분 넘게 머물며 촬영을 하고 나왔다. 검사결과를 보며 의사는 너무나도 쿨한 태도로 파킨...
    Date2019.03.2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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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솔이

    21일 만나서 하루 후에 헤어졌는데,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게 솔이 모습이 꿈속에 본 듯 아득하다! 솔이랑 늘 함께 걷던 삽존리 수도원의 임도를 홀로 걸으며 지는 해를 바라보는 지금 마음이 시편 137편을 노래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심정 같다.   “바빌론 ...
    Date2019.03.2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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