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정교회의 신학에서 중요한 개념인 NOUS(누스) 는 번역하기 까다로운 말이다. 아담의 타락으로 말미암아 인간의 누스가 병들어 어두워져 혼란에 빠졌고, 구원이란 먼저 누스가 치료되어 맑아지고 밝아지며 시작된다는 점에서(정화-명화) “마음” 으로 번역하는 게 적절할 듯싶다. 정교회에선 수도원이나 교회를 병원으로 본다. 마음에 병이 든 인류를 치유하는 곳이며, 주교나 사제, 수도자는 경험 많은 의사이다. 치유자는 본인도 치유 받아 온전해졌거나 최소한 그 과정에서 투쟁하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이 사목자가 되는 것은 푸주간 주인이 메스를 잡는 것이다.
베드로2서 1:19 이것으로 예언의 말씀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동이 트고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는 어둠 속을 밝혀주는 등불을 바라보듯이 그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누스인 마음이 본래의 상태를 회복할 때 비로소 군인정신에서 벗어나 제정신이 들고, 사물의 사정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된다. 루가복음 15:17 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버지 집에는 양식이 많아서 그 많은 일꾼들이 먹고도 남는데 나는 여기서 굶어 죽게 되었구나!
예수님은 오늘 대사제의 기도에서, 모두가 하나 되게 해 달라 하신다. 모두가 하나가 되기 위해선 먼저 누스가 치유되어 제정신이 들어야 될 것 같다. 전에 한번 썼지만 누스의 치유를 위해 반복한다.
마음의 할례 혹은 마음의 단식이 필요하다. 장자는 그것을 심재, 좌망, 조철 이렇게 세단계로 명료하게 설명한다. 아무것도 안 먹는 건 어려우니, 한 가지만 먹는다. 정화-심재(心齋): 예를 들어 예수호칭기도 하나만! 그러다보면 옛사람인 나와 그에 수반하는 세상이 아득히 멀어지고 영향력도 작아지게 된다. 명화-좌망(坐忘). 그 다음에 비로소 세상에서 벗어난 다른 문맥, 다른 차원의 의식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일화-조철(朝澈) 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