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동체미사 강론입니다.
[공짜로 받은 인생 공짜로 돌려 드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화병이 난 시몬의 장모와 갖가지 질병을 앓는 이들을 치유하십니다.
이 이야기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로, 인간이 혼자의 힘으로는 다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인간이 지닌 삶의 궁극적이고 근본문제는 결국 주님을 통할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셋째로, 인간이 본질적으로 하느님과 분리되어 생각되어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복음 안에서 시몬의 장모가 예수님의 도움을 받고 즉시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과 그가 바로 사람들에게 시중을 들었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치유능력의 탁월함을 보여주신 예수님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고, 예수님의 도움을 받고 마음이 풀린 자로서 시몬의 장모가 감사의 표현으로 사람들에게 봉사를 했음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제게는 인간은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비로소 정상적으로 제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됨을 그리고 동시에 제 구실을 하게 된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또한 시몬의 장모가 보여주는 봉사는 그가 단순히 육신적으로 치유되었다는 사실을 넘어서서 그가 영적으로도 그리고 인격적으로도 새롭게 태어났음을, 자신과 삶에 대한 자각 그리고 하느님 안에서 구원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 구원의 체험 곧, 삶과 자신에 대한 통찰 안에서 그는 새로운 삶의 비전 곧 복음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자가 되었고 그가 보여준 복음의 표지는 다른 이에 대한 봉사 곧, 사랑으로 드러납니다. 왜냐하면 봉사와 사랑은 그 사람의 영적 체험의 투명성과 명확성 그리고 깊이나 정도를 드러내는 식별의 표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시몬의 장모와 비슷하게 치유를 받은 다른 사람들의 경험은 단지 육신적인 치유의 차원에 제한되어 있으니 그들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고자 하신 복음적 삶의 맛과 깊이, 가치와 비전 그리고 자유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는 이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단지 그들의 필요와 관심사에 응답하고 도움을 주는 존재로서 예수를 붙잡고 있을 뿐입니다.
자기들의 관심사와 필요에만 묶여있어서 깨우침도 진실성도 없는 모습은 마귀들의 예수님께 대한 거짓된 고백 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마귀들을 꾸짓으시며 그들의 말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곧, 시몬의 장모처럼 복된 삶과 그 소리에 대한 깊은 자각을 우리에게 촉구하시는 예수님의 강하고 단호한 의지가 그리고 우리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하느님은 살아계십니다. 그분은 사랑이십니다.
(예수 고난회 김영익 루도비꼬 수사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