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를 알아도 외국인이 唐詩나 宋辭를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중국지식인들에겐 당연한 상식인 고사를 전제하거나 인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게다. 정지상의 시 送人에도 나오는 남포는 특정지명이 아니라 이별을 뜻하는 상징적 장소이듯.
송인(送人) 雨歇長堤草色多 우헐장제초색다 送君南浦動悲歌 송군남포동비가 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수하시진 別淚年年添綠波 별루년년첨록파
비 개인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른데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대동강 물은 그 언제 다할 것인가,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하는 것을.
예수님도 유대인인데다 랍비였기에, 그분의 말씀에도 은연중 구약성서의 사화를 전제로 하거나 암시하는 게 많다. 예수님 시대의 랍비들은 집도 절도 없이 이 회당에서 저 회당으로 돌아다니며 토라를 가르치는 일이 많았다. 예수님도 생활은 선의를 가진 사람들의 호의에 의존하면서, 제자들과 함께 거의 방랑생활을 했을 것이다. 또한 쟁기 운운하는 말씀은 엘리야와 엘리사의 고사를 전제로 하면 훨씬 쉽게 또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제자로 발탁된 엘리사는 부모님께 작별인사를 하고자 하고 엘리야는 이에 도전한다. 또 엘리사가 생업수단인 소와 쟁기를 어떻게 했는지가 오늘 말씀의 배경이 될 것이다.
열왕기 상 19:19 엘리야는 그곳을 떠나 길을 가다가 사팟의 아들 엘리사를 만났다. 엘리사는 열두 겨릿소를 앞세우고 밭을 갈고 있었는데, 열두 번째 겨릿소는 그 자신이 부리고 있었다. 그때 엘리야가 엘리사 곁을 지나가면서 자기 겉옷을 그에게 걸쳐 주었다. 20그러자 엘리사는 소를 그냥 두고 엘리야에게 달려와 이렇게 말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에 선생님을 따라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엘리야가 말하였다. “다녀오너라.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였다고 그러느냐?” 21엘리사는 엘리야를 떠나 돌아가서 겨릿소를 잡아 제물로 바치고, 쟁기를 부수어 그것으로 고기를 구운 다음 사람들에게 주어서 먹게 하였다. 그런 다음 일어나 엘리야를 따라나서서 그의 시중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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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