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바오로 2세께서 성모님이 루르드에 처음 발현하신 오늘을 “세계 병자의 날” 로 92년 선포하셨다. 루르드……. 산 날이 살날보다 많은 이들은 앞날에 대한 계획보다는 추억이 많다.
91년 부활절 방학 2주 동안 꼬레아노, 뽈라꼬, 바스끄, 콜롬비아노 4명의 신부가 명실상부한 인터내셔널 공동체를 꾸려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 로마를 출발하여 지중해를 따라 고난회 수도원에서 자며 프랑스와 스페인을 거쳐 바스크 지역의 이룬 공동체까지 갔다. 여행하며 마약으로 악명이 높은 콜롬비아 국적의 엔 뤼께 신부 덕에 검문도 자세히 받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 루르드에 도착하여 넷이서 미사를 드렸었다. 새벽에 문을 연 빵집에서 크로쌍과 커피를 마시며 바라보던 강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의 일행 가브리엘레, 다미아노, 요한 밥띠스타, 엔 뤼께 중 폴란드 다미아노신부님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 행복과 불행, 건강과 병고가 불가분리적으로 뒤섞인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생명을 축복만을 또 행복만을 선택할 수 있을까?
“고통의 와중에 서 있노라면, 사는 일 만 남을 뿐” 이란 시가 말하듯, 오히려 이런 뒤죽박죽인 삶을 대하면서 “누구의 탓도 아니야!” 할 수 있을 때 구원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생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누구의 탓도 아니야!” 란 말 뒤에는 “모든 것을 하느님의 손에서 직접 받으라” 는 사부의 말, 소경으로 태어난 것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라는 예수님의 울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