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8.23 08:25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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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이 글을 쓰면서 처음 안 사실은 대한민국 헌법은 제10장 130조문과 부칙으로 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유다교의 율법은 무려 613가지나 되는데, 그 가운데 248가지는 <~해야 한다.>는 명령이고, 나머지 365가지는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금령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참으로 놀라운 사실은 유다인은 이렇게 많은 계명을 어찌 다 지켰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율법 교사 한 사람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Mt22,36)하고 물었듯이, 그들 전통에 의하면 탁월한 율법 교사들은 이토록 많은 계명 가운데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 계명인지 논하곤 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런 기회를 맞아 예수님 또한 당대 경건한 유다인들이 잘 알고 있고 생활화된 신앙고백문의 첫 부분인 신명 6,5절을 인용해서 <하느님 사랑>과 레위기 19장 18절을 인용한 <이웃 사랑>으로 응답하시면서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22,40)라고 답변하십니다. 결국 어느 분의 표현처럼 구약과 신약이라는 약(?)을 약탕기 잘 달여 꽉 짜서 나오는 것이 바로 사랑의 이중계명이라고 표현하더군요. 또한 십계명의 첫 돌 판에 새겨졌으리라 생각되는 첫 네 계명은 순전히 하느님과의 관계에 관한 것이라면, 둘째 돌 판에 새겨진 여섯 계명은 순전히 이웃과의 관계입니다. 두 돌 판은 서로 인과관계를 맺고 있듯이 하느님을 사랑하면 그 사랑이 자연히 이웃과의 사랑으로 흘러넘치게 마련입니다. 요한 사도가 전하는 말씀도 동일한 음조입니다. <누가 ‘나는 하느님을 사랑한다.’ 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1Jn4,20)

 

제가 알았던 한 분은 늘 언제나 제게 동일한 질문을 몇 년 동안 계속 물으셨습니다. <신부님은 아직도 주님을 사랑합니까?>라고 말입니다. 그 분은 제게 <주님을 믿습니까?>도 아니고 늘 <주님을 사랑합니까?>라고 물으셨는데 이제야 그분의 원의를 깨닫게 됩니다. 어느 분이 수도원을 방문했을 때 수도원 신부님이 방문객에게 묻기를 <혹시, 이 세상 사람들이 제일 많이 어기는 법이 무엇인지 아십니까?>라고 하자, 그 방문객이 되묻기를 <수도자들도 어기는 법인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신부님이 대답하시기를 <수도자들도 어기지요. 특히 수도자들이 더 많이 어긴답니다.>고 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가 마치 제게 한 이야기인 듯싶습니다. 여러분 잘 아시겠지요? 제가 자주 많이 어기는 법 그것은 알면서도 제대로 사랑하지 않은 죄입니다. 아는 만큼 살지 못하고 말한 만큼 실행하지 못한 죄입니다. 어느 분의 표현처럼 마르크스나 모택동 처럼 온 인류를 변화시키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한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 곧 이웃이 바로 <모든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의 운동은 결국 사랑의 운동이었기에,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결국 사랑하느냐 사랑하지 않으냐가 본질인 것입니다.

 

이제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 딱 하나면 됩니다. <오늘 나는 사랑하며 살았나!!> 성 아오스딩은 <하느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 십자가의 성 요한은 마태오 복음의 최후심판을 바탕으로 <하루가 저물 때 우리는 사랑한 것을 기준으로 심판받을 것이다.>(25,31~46참조)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매일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했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적은 사랑으로 많은 일을 하는 것보다 많은 사랑으로 적은 일을 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결국 내가 엄청나게 큰일을 했다고 하더라도 곧 선행을 베풀고 < 내가 모든 재산을 나누어 주고 내 몸까지 자랑스레 넘겨준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1코13,3) 다시금 이 하루 <사랑하면 살았나?>라는 스스로에게 향한 질문에 <예!>라고 응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리라 믿습니다. <주님을 찬송하여라. 그분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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