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잠을 잘 못자다 어제는 따뜻한 우유와 멜라토닌 3미리 한 알을 먹고 5시까지 깨지 않고 자다. 날이 갈수록 당연하던 많은 일들이 예사롭지 않은 일이 되어간다. 오늘은 황사도 미세먼지도 없는 하늘처럼 몸도 마음도 개었다.
칼 라너는 가톨릭의 교회사를 3시기로 구분한다. 제1기는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성령강림 후부터 오늘 독서에 나오는 AD 49년 예루살렘 공의회까지, 두 번째 시기는 예루살렘 공의회부터 1962~1965년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3기는 그 이후의 시기다.
교회사의 1기는 유대인들이 주도권을 쥐었던 시대다. 유대인들은 저들에게 익숙한 율법 등을 이방인 그리스도교인 들에게도 강요하다 오늘 독서에서 보는바와 같이 갈등을 겪는다. 교회사의 제 2기는 꽤 긴 시간인데 교회의 주도권은 이방인들에게 있었다. 이때 이방인이라 하면 그레코 로망사회를 뜻하지 아시아등 제3세계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리고 교황 바오로 6세는 제3세계의 많은 방인들을 주교로 서품시켜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명실 공히 에큐메니칼 공의회가 되었고 이때로부터 진정한 가톨릭교회의 면모를 지니게 된다.
칼 라너가 교회사를 이렇게 구분하면서 주목했던 것은 유대인들이 교회의 주도권을 쥐었던 시기가 3~40년 밖에 안 되다 이방인들에게 주도권이 넘어가던 과정의 갈등이 저 정도라면, 거의 1900년의 주도권이 유럽사회에서 제3세계로 넘어가는 과정의 갈등과 혼란은 어떨까 하는 염려였다. 오랜 시간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살아온 지역에선 종교의 정수도 문화 속에 육화하지만 본질이 아닌 아류도 핵심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많고 그것이 본질인양 제3세계에 강요해 벌어지는 오해나 갈등도 많기 때문이다.
원시인 동굴의 조크(요즘 젊은것들은 버릇이 없어!) 가 말하듯, 누구나 자기가 살아온 세상에서 체득한 가치나 신념이 있기 마련이다. 그 가치가 새로운 세대와 다른 세상과의 교류나 소통을 통해 상대적임을 깨치고 적어도 배우려는 자세를 갖지 못하면 자폐아적인 독불장군이 되기 쉽다. 가까운 사람이 이런 사고방식을 가져도 사는 게 무척 힘들어 지는데, 하물며 지도자란 사람이 아주 오랜 과거에서 성장이 멈춘 자폐아라면 사회가 전체적으로 짊어져야 할 짐과 불필요한 비용은 엄청나겠다.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했으니 그 이후를 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