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10.21 05:25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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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매 순간 순간 마다 감사하며 주어진 곳에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당신 모습대로 창조하실 때에 바라시는 것이 있었다면 당신의 아들딸인 우리가 세상사는 동안 삶의 많은 어렵고 힘든 고통을 겪으며 살겠지만 그래도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를 간절히 바라신다고 믿습니다. 다만 그 행복을 어떻게 찾고 사느냐는 문제는 각자가 자신의 삶에서 끊임없이 찾고 노력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톨스토이의 단편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에 나오는 구두장이 시몬의 가게에서 구두 수선공으로 일하는 미하일, 그는 하느님의 명령을 거역하여 땅으로 쫓겨난 천사인데 그가 풀어야 할 세 가지 수수께끼가 있었습니다. 그 수수께끼는 다름 아닌, <사람의 가슴 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이며, 이 세 가지 문제를 풀고 나면 미하일은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혹시 여러분이 직접 한번 이 문제를 풀어 보시고, 발견한 해답대로 산다면 여러분은 한분도 빠짐없이 하늘나라로 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직접 한 번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는 자신의 생애 동안 이런 질문을 받은 기회가 없었는지,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전혀 모른 채 큰 창고를 다시 짓고 곡식과 재산을 쌓아둘 궁리를 하면서 이렇게 자신에게 말합니다. 아마도 자기 위로이며 최면인지도 모릅니다.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Lk12,9) 허나 그의 바램은 아침 이슬처럼 사라졌잖아요. 그는 다음 날 아침 해 뜨는 광경을 보지 못한 채 저승으로 떠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살아가면서 깨닫지만,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한 시간 후 우리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분명한 사실은 저와 여러분들에게 허락된 시간과 장소는 <지금, 여기>뿐입니다. 한 시간 후 저와 여러분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사랑하기도 충분하지 않은 세상에서 미워하며 살렵니까? 행복하기도 힘든데 불행하며 살아가시렵니까? 행복한 삶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사랑하며 사는 삶이고, 이런 삶은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가장 짧은 지름길입니다.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네요. 아주 큰 부자가 죽어서 하느님 앞에 가게 되었는데 그래도 살아생전에 선행을 한 것이 있어서 천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천사가 앞장서서 천국을 안내하고 부자가 살게 될 집을 찾아갑니다. 역시 천국은 천국이었지요. 으리으리한 저택들이 즐비한 것을 보고 부자는 연신 벙글거렸습니다. <역시, 천국은 다르군. 아, 여기서 살게 되었다니 정말 좋구나.> 그런데 천사는 그 으리으리한 저택들을 계속 지나쳐 가기만 하였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부자는 더 좋은 집을 기대하며 천사를 따라갔습니다. 둘은 그 다음 마을로 들어섰는데 이 마을에는 50평, 100평이 넘는 최고급 아파트들이 즐비하였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여기도 살만은 하겠군.> 부자는 이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집을 찾고 있는데 이번에도 천사는 그 마을을 휙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보니 저만큼 달동네가 나왔습니다. <설마 저 곳은 아니겠지.> 이렇게 생각하며 가는 부자에게 천사는 달동네 중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세워진 어느 쓰러져 가는 판잣집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여기가 당신이 살 집입니다.> 화가 치민 부자가 따졌습니다. <게 무슨 소리이십니까? 저는 지상에서 살 때에도 호화주택에서 떵떵거리며 살았는데, 아니 천국에 와서 이렇게 다 쓰러져 가는 판잣집에서 살라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러자 천사가 안타깝다는 듯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지상에 살면서 보내준 건축 자재로 지은 집이 바로 이 집이니까요.>

 

혹여 어리석은 부자처럼 불량 자재를 하늘로 배달하지 마세요. 그리고 여유 자본이 있으시다면, 제발 우리은행의 DLF(파생결합펀드), DLS(파생결합증권)와 같은 상품에 절대 투자하시지 말고, 다른 은행이나 보험 상품도 안전하지 않으니 조심하십시오. 그리스도인 우리에게 가장 위험 부담도 낮고 이자율도 높은 보험 상품은 미래가 아닌 지금 자신의 가진 것을 <자신을 위해서만 재화를 모으지 말고>(12,21참조),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이 뚫고 들어오지 못하며 훔쳐 가지도 못하는 하늘에 보물을 쌓은 것>입니다.(Mt6,20) 그것은 선행을 베풀고 가진 것을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는 삶입니다. 그래서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12,20)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이지 않나요. 물론 자기 죽을지 모르는 채 뼈 빠지게 고생해서 모아 둔 돈이야 배우자나 자식들이 차지하긴 하겠지요. 허나 결국 그렇게 죽자 살자 돈을 축적하는 게 인생의 전부가 아니지 않나요. 한번뿐인 인생살이에서 돈을 많이 벌어서 자식들에게 남기는 게 전부라면 그렇게 살다 죽으시지요.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허나 자기 자신에게 한번 진솔하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게 참으로 행복하게 사는 길인지 말입니다. 부디 지금 여기에서부터 하느님 앞에 부유한 사람으로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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