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19.12.01 11:22

대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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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을 시작하는 날,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포근한 날씨지만 12월 첫 날에 오는 비니 겨울비라고 하자. 우이령 흙길에 수북이 쌓여있던 가랑잎들은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다 사라져 버리고, 비에 젖어 점점 갈색이 짙어지는 솔잎만이 남았다. 여기서도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 가 해당되는가!

 

신약성서의 수난사화에는 희랍어 문법으로 ‘거룩한 수동태’ 라 불리는 문장이 자주 나온다. 예수가 고난을 당할 때 고난을 주는 당사자는 궁극적으로 하느님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은 이사야서 53장의 ‘고난 받는 야훼의 넷째 종의 노래’ 에도 잘 나타난다.

 

“53:10, 그분께서 그를 으스러뜨리고자 하신 것은 주님의 뜻이었고 그분께서 그를 병고에 시달리게 하셨다.” 수도회 창립자인 십자가의 성. 바오로 버전으로 하면 “하느님의 손에서 직접 받으라” 가 되겠다. 모든 일의 주재자이시니 궁극적으로 하느님이 허락하신 것이다. 그러니 누구 때문 혹은 무엇 때문으로 돌리지 말고 하느님에게서 직접 받는 마음의 태도를 지녀야 한다.

 

이런 뜻에서 우리의 인생은 거의 모두 거룩한 수동태로 이루어져 있다. 내 인생을 내가 이룬 것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 혼자의 힘으로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고 자라고 여기까지 온 모든 것은 모든 것이 특정하게 작용한 결과이다.

 

노자가 일찍이 말했다. ‘크게 완성된 것은 마치 찌그러진 듯하며 대교약결(大成若缺) 크게 곧은 것은 마치 굽은 듯이 보이며 대직약굴(大直若屈) 크게 정교한 것은 마치 서투른 듯이 보인다(대교약졸 大巧若拙).

 

하느님의 나라가 오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활동은 인위가 아니라 무위이며, 그것은 기다림이겠다. 이번 대림절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맥락에서 지내보도록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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