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6.06 07:19

부활 제7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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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어제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오늘은 제자들의 말을 듣고 믿는 모든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십니다. 수도생활을 해 오면서 제가 깨달은 점 하나는 우리 모두는 세상의 어떤 배움 보다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게 우선하고 중요하다고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홀로 살 수 없고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하며, 나와 다른 타인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함께 사는 법>을 먼저 터득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당신 안에 살고 당신과 하나 되어 가는 많은 삶의 양식 중에서 수도생활을 통해 사람들을 불러 모으시고 그들을 통해서 세상 안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참으로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함께 살아가면서 다름 속에서도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일치와 친교를 이루어 가는 가를 보여 주고 싶으셨다고 봅니다.

 

수도 생활이야말로 하느님은 서로 위격이 다르면서도 한 몸으로 참된 친교와 일치를 이루신 것처럼 세상 안에서도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드러내는> 증거요 실현이라고 느낍니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면서 조화롭고 평화로운 하나를 이루기 위해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 그리고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사랑하려는 그 치열한 삶의 노력이 필요한 삶의 형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삶의 형태가 공동체 생활이며 많은 삶의 방식중의 하나가 수도생활이라고 봅니다.

저만이 아니라 많은 수도자들이 공감하는 것은 공동체 생활의 어려움입니다. 공동체 생활이 원만하면 일단 수도생활은 편합니다. 살다보면 우리가 체험하는 것은 모두가 제 각각이요 각각인 만큼 모든 점에 있어서 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타고난 삶의 자리부터 성격과 외모, 생각과 감정, 말하는 태도며 행동양식 등 등. 모든 점이 다른 사람이 함께 모여 하나가 되는 길은 인간의 노력만으로 요원하고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분명 사람은 다 다르게 마련인데 어떤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지 몰라도 이 다름을 시간이 한참 지난 다음에 비로소 인정하고 깨닫기 시작합니다. 엄청난 착각인 게지요. 하지만 착각은 대오각성을 위한 발판도 됩니다.

 

주님은 이렇듯 각기 다른 사람들을 한 공동체에서 살라고 불러주셨으니 이 또한 신비입니다. 한 생을 함께 부부로 살아가도록 성사로 결합시킨 부부들마저 이혼이 늘어가는 세상에 한 성깔(?)하는 사람들이 함께 산다는 게 어디 쉽겠습니까? 친형제자매도 서로 떨어져 살다보면 몸이야 그렇다고 해도 정신과 마음으로도 하나가 되는 어려움을 저는 제 가족 안에서 지금 겪고 있습니다. 하물며 직장이나 정당, 남과 북, 영남과 호남, 강남과 강북이 참으로 하나가 되는 길은 어려운 일이며 신앙으로 모인 공동체에서도 하나가 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수도생활이 지향하는 목적은 함께 사는 형제와 자매들이 조화로운 방식으로 함께 사는 것이며 함께 하느님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정신에 있어서나 마음에 있어서나 모두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가 되는 것은 단순히 혼자로서의 하나가 아니라 <다수가 하나가 됨>을 의미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묶어 하나가 되게 한다고 믿습니다. 함께 사는 형제 혹 자매가 무엇보다도 하느님과의 친밀한 사랑 안에 살아갈 때,  하느님 사랑이 서로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형제 혹 자매를 사랑으로 묶어 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계시지 않은 곳에는 사랑이 있을 수 없고 예수님의 사랑을 통하지 않고서는 서로 사랑으로 연결될 수 없습니다. 사랑이 없는 곳에는 하나가 될 수 없음을 날마다 체험하고 있습니다. 하나 되는 것은 우리가 하나 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께서 저희 안에 머물러 계시고, 그 사랑이 우리를 튼튼하게 묶어주고 결합시켜 주어야 주님 안에서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오손 도손 함께 모여 살아가는 그 자체가 아버지와 예수님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는 것이며 세상에 가장 강력한 복음의 증거가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 주님께서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광을 저희에게 주셨음을 감사하면서 예수님처럼 철저하게 사랑을 실천하고 자비를 베풀고 봉사할 때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가 만일 예수님처럼 사랑을 실천하고, 자비를 베풀고, 봉사하는 삶을 산다면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음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Jn17,21)라고 기도하신 예수님의 기도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됩니다. 즉 예수님이 보여주신 아버지의 영광을 우리가 사는 것이, 예수님 안에 사는 것이며 또한 아버지 안에 사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 모두 하나가 되는 것이다.

 

하느님은 한 분이시듯이 우리 또한 하느님 안에서 언젠가 하나가 되리라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저들도 우리 안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17,22)라고 기도하신 염원은 꼭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저희가 예수님께서 아버지 안에 계신 것처럼 저희 또한 아버지와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물며 그 사랑으로 숨 쉬며 살아간다면 언젠가 우리는 하나가 되리라 믿습니다. 모리스 뒤뤼불레의 <자비와 사랑이 있는 곳에는 하느님이 계시다>는 노래를 함께 보냅니다.

<자비와 사랑이 있는 곳에는 하느님이 계시네. 그리스도의 사랑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시나니. 그리스도 안에서 찬양하고 즐거워 합시다. 하느님이 살아계심을 경외하고 사랑합시다. 신실한 마음으로부터 우리는 서로 사랑합시다. 자비와 사랑이 있는 곳에는 하느님이 계시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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