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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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주님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슬퍼하며 절망하던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부활의 소식은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돌이킬 수 없었던 죽음조차도 더 이상 마지막이 아니라 돌이킬 수 있다는 이 놀라운 사실을 깨달을 때 어둠에서 빛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힘차게 달려갔음을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알려 줍니다.

 

주님은 아주 특별한 모습이나 요란스럽게 제자들에게 다가 오시는 것이 아니라 엠마오로 향해 낙담한 채 걸어가는 제자들에게 살며시 다가와서 그들과 함께 걸으셨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슬픔과 낙담으로 눈이 가려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힘들게 길을 걸어가는 우리에게도 그렇게 닥아 오셨지만 우리 역시도 세상 일로 마음이 분산되어 있어 알아보지 못했는지 모릅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로 두 제자들과 함께 길을 걸어가시면서 예수님은 <걸어가면서 무슨 일로 그렇게 심각하게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느냐?>(Lk24,17)고 묻습니다. 사랑은 상대방이 자신의 문제를 나눌 수 있도록 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것도 그냥 듣는 게 아니고, 자신이 한 이야기를 자신도 듣도록 응답하고 공감해서 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러자 그들은 침통한 가운데, <여인들이 빈 무덤을 발견했으며, 베드로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서 알려 준> 사실과 <주님께서 살아 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반신반의 상태에서 믿지 못하는 자신들의 답답한 마음을 토로합니다. 어떻게 그런 소문을 믿을 수 있단 말인가? 죽음이란 돌이킬 수 없는 일인데 어떻게 살아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예수님은 당신 자신에 관한 성경말씀을 자세히 설명하고 나서 길을 떠나려고 할 때, 두 제자는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24,29)라고 초대합니다. 초대받으신 예수님은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자>(24,30) 그 때 비로소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허나 예수님은 이내 사라지셨습니다.

 

낙담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는 잘 듣지 못하며, 슬픔과 실망으로 넋이 나간 상태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에게 하셨듯이, 매일 말씀으로 우리의 귀와 마음을 열어 주시고, 성체로 매일 우리의 닫힌 눈과 마음을 뜨게 해 주시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새로운 희망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선포하고 증거 하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부활을 확신한 베드로 사도는 모태에서부터 불구자였던 사람에게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 나 걸으시오.>(사3,6)라고 명하자 <그는 벌떡 일어나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합니다.>(3,8) 이 모습이 바로 부활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부활의 소식은 습하고 암울하며 싸한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지는 성당의 종소리처럼 기쁨과 환희로 넘쳐 <알렐루야!>를 힘차게 노래하며 그 기쁨을 누군가와 나누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주님을 찾는 마음은 빵을 떼실 때에 주님을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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